단순 피로인줄 알았는데…20대 직장인 울린 옆구리 통증의 정체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3. 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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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환자 4년새 58% 늘어
젊은 여성은 72%나 급증
흡연·비만·고혈압 주요 원인
종양 4cm는 부분신절제술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해야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29세 직장인 박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했다. 왼쪽 신장에서 3cm 크기의 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평소 옆구리 뻐근함이 간간히 느껴지긴 했지만 그저 누적된 피로 때문이라 여겼다. 정밀진단을 위해 시행한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에서 신장암 의심 소견이 나왔다. 노년층의 질환인 줄로만 알았던 암이 사회 초년생인 자신에게도 생기자 박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 신장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구 고령화가 본격화된 데다 비만, 고혈압, 흡연 등 위험 요인이 더해지면서 발병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신장암 환자는 3만9165명으로 4년새 28% 늘었다. 특히 20대 환자는 같은 기간 58% 급증했고 이 가운데 20대 여성 증가율은 72%에 달했다. 신장암이 더 이상 중장년층에 국한된 질환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흡연자의 경우 신장암 발생 위험이 30-50% 정도 증가한다”며 “비만 역시 관련이 있는데 특히 여성 비만인 경우 신장암 발생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물질과 호르몬 불균형이 남성보다 신장 세포 대사에 더 직접적인 산화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과거 신장암은 전체 암 발생의 3% 안팎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이 맞물리면서 만성 염증 상태가 지속되고 대사 이상이 누적되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 반응을 통해 세포 증식을 촉진할 수 있고, 고혈압은 신장 미세혈관에 반복적인 손상을 줘 세포 변이를 유도한다. 흡연 역시 발암 물질이 혈류를 통해 신장에 도달해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 인자다.

여기에 영상 진단기술의 발전도 통계적 증가의 한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혈뇨나 통증 등 뚜렷한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발견되던 종양이 최근에는 복부 초음파나 CT 검사가 일상화되면서 증상 이전 단계에서 확인되는 사례가 늘었다.

김승빈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신장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혈뇨, 옆구리 통증, 복부 종괴,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은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장암은 침묵의 암으로 불릴 만큼 초기 자각 증상이 드물다.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면 종양이 주변 장기로 퍼지거나 원격 전이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장암이 의심되면 우선 복부 초음파로 종양 유무를 확인한다. 이후 CT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정밀 영상검사를 통해 종양의 크기와 위치, 주변 장기 침범 여부, 림프절과 원격 전이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정 교수는 “뼈로 전이된 경우에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뼈 스캔 검사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초기 신장암의 표준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 전에는 혈액검사와 심폐 기능 검사, 마취 평가 등을 통해 전신 상태를 점검한다.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신장 일부를 절제하는 부분신절제술이나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근치적 신절제술을 시행한다. 종양이 비교적 작고 위치가 적절한 경우에는 정상 신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부분신절제술을 우선 고려한다.

정 교수는 “암 크기가 4cm 이하이고 양호한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부분절제술을 우선 고려하고, 암과 정상세포 간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신장 자체를 온전히 보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절제술로 제거한다”며 “암 크기가 4cm 이상인 경우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면 부분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암의 상태에 따라 전절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통증 조절과 함께 출혈, 감염 등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가 이뤄진다. 회복이 순조로우면 수일내 퇴원이 가능하다. 이후 정기 외래 진료와 영상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와 신장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정 교수는 “신장암은 수술로 완치돼도 5년 후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CT 등 영상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비뇨의학과 영역에서 로봇수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3차원 고해상도 시야와 정교한 기구 조작이 가능해 종양을 보다 정밀하게 절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 전문의는 “로봇수술은 종양을 정확히 제거하면서 정상 신장 조직과 주요 혈관을 최대한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수술 중 출혈과 합병증 위험 감소 등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 침습 방식으로 절개 범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상대적으로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부분신절제술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전할 수 있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다만 신장암이 10cm 이상일 경우에는 개복수술로 단시간 내에 제거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료 못지않게 예방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 전문의는 “신장암 예방의 기본은 금연”이라며 “비만과 고혈압을 관리하기 위한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예후를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적당한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도 신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다만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 음료 복용은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 한해서는 자몽 주스와 같이 칼륨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제한할 필요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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