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170억 전무후무 계약' 류현진 미국투어 공식 종료, 소문으로 미국 한 바퀴→12년 만에 한화로(종합)

신원철 기자 2024. 2. 22. 15: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류현진(오른쪽)에게 유니폼을 입혀주는 박찬혁 대표이사. 한화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 의지를 알면서도 복귀 가능성을 기대하며 물밑 작업을 이어왔다. ⓒ 한화 이글스
▲ 류현진은 2년 전 한화 선수들과 함께 훈련한 기억이 있다. 이제는 한화 소속으로 정식 캠프 명단엥 올랐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소문으로 미국 전역을 떠돌았던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KBO리그 복귀를 결정했다. 스프링트레이닝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뒤에도 거취를 확정하지 못하다가, 고심 끝에 친정 팀 한화의 손을 잡았다. 동부지구부터 중부지구, 서부지구까지 수많은 팀들과 이적설이 나왔지만 모두 소문에서 끝났다.

팀 구성상 가장 적합한 팀으로 꼽혔고, 실제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진 것으로 알려졌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류현진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조건을 던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시작한 류현진 이적설은 이렇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팀을 끝으로 정리됐다. 류현진은 이제 태평양 넘어 고국 한국에서 커리어 마지막을 장식하려 한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2년 만에 팀에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한화 구단은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김광현이 2022년 3월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SSG 랜더스 소속으로 복귀를 선택했을 때 계약 규모가 4년 151억원이었다. 당시 기준 KBO 역대 최고 대우였다. 현재 최고액은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기록한 152억원(4+2년)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공식 복귀 발표와 함께 단번에 신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더불어 류현진은 한화이글스와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메이저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와 국내 복귀를 고민하다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2012년 이후 12년만의 한화이글스 복귀다.

▲ 한화 이글스 99번 류현진의 유니폼을 올해부터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은 2019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등 대단한 업적을 남겼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이글스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해 그해 18승 6패 1세이브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획득하며 기염을 토했다. '괴물'의 탄생이었다. 이후 2012년까지 통산 98승 52패 1세이브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1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도 류현진이 보유하고 있다. 2010년 5월 11일에는 9이닝 1실점 완투승 과정에서 무려 17탈삼진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지난해까지 78승 48패 1세이브 934탈삼진 평균자책점 3.27를 기록,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수준급 선발투수로 활약을 펼쳤다. 2019년에는 LA다저스 소속으로 14승 5패 163탈삼진 평균자책점 2.32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32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1위 기록이었다.

류현진은 한화와 역사적 계약을 마치고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한화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이글스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류현진과 박찬혁 대표이사 ⓒ 한화 이글스
▲ 류현진 ⓒ스포티비뉴스DB

▶ 류현진이 왜 한국에 오나→그것이 현실로

류현진은 지난해 두 번째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빅리그에 복귀해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재활 후 복귀 시즌인 만큼 구단의 철저한 관리를 받았고, 한 경기에서 긴 이닝을 책임지지는 못했지만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은 여전한 커맨드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능수능란하게 제압했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 FA 계약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4년 동안 류현진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60경기에서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남겼다. 이적 첫 해이자, 코로나19로 정규시즌이 60경기만 치러진 2020년에는 12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하면서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기도 했다.

직전 시즌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기록했던 투수다운 성적이 토론토에서, 늘 '격전지'로 꼽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도 이어진 것이다.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올랐고, MVP 투표에서도 13위에 오르며 토론토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 류현진은 지난해 재기에 성공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11번째 시즌을 맞이할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

토론토와 마지막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되면서 '코리안 몬스터'의 거취에 많은 한국 야구 팬들이 관심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류현진이 언젠가는 한화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이번이 그 때가 될지도 관심사였다. 11월에는 한국시리즈 경기를 보기 위해 방문했다가 한화 복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웃으며 "일단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때만 하더라도 류현진은 빅리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류현진의 뜻이 처음부터 올해 한국 복귀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2월까지 고심한 이유 역시 메이저리그 잔류를 1순위로 뒀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진나해 10월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그의 빅리그 잔류를 예상했다. 사실 류현진의 의지를 떠나 수많은 미국 매체들이 그가 메이저리그에 남을 만한 기량을 가졌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부상 경력과 나이는 분명 마이너스 요소였지만 경기 안에서 보여준 류현진의 기량은 여전히 빅리그급이라고 확신했다. 고액 장기 계약이 아니라면 잔류는 충분히 가능한, 유력한 시나리오였다. 예상 계약 규모로는 1년 800만~1000만 달러가 주로 언급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실 한화와 합의 직전까지도 류현진의 한국 복귀는 비현실적인 일로 여겨졌다.

▲ 류현진(왼쪽)과 박찬혁 대표이사 ⓒ 한화 이글스

▶ 파란만장 3개월, 루머로 미국 전국투어

결론적으로 한화 복귀를 결심했지만 류현진이 FA 선수로서 평가가 나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류현진은 블레이크 스넬이나 조던 몽고메리 같은 이번 시즌 선발투수 대어급 바로 다음인 '2티어' FA로 분류됐다. 대형 장기 계약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메이저리그 잔류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보라스코퍼레이션 측의 소식을 빠르게 전하는 것으로 유명한 존 헤이먼 기자는 수시로 류현진의 소식을 전하면서 스프링캠프 시작에 즈음해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류현진과 1살 차이에, 최근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는 제임스 팩스턴이 LA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진 것처럼 보였다. 팩스턴은 재활 과정에서 실전 복귀가 늦어진 전력까지 있다. 여기에 이번 FA 시장에 류현진과 팩스턴 같은 왼손투수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코리안 몬스터'의 빅리그 잔류를 예상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류현진은 미국 전역을 떠돌았다. 물론 몸은 한국에 있었지만 류현진과 관련한 소문이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부터 중부지구, 서부지구까지 말 그대로 미국 전국에 등장했다. 선발 로테이션 보강이 필요한 거의 모든 팀과 연결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J 프렐러 단장 겸 사장.

토론토와 1년 재계약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토론토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자주 언급됐다. 볼티모어 선발 로테이션이 오른손투수로만 이뤄졌다는 점, 유망주들이 성장할 때까지 단기간에 이닝을 채워줄 만한 선수라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전력 보강을 천명하고도 뚜렷한 성과가 없던 또다른 지구 라이벌 팀 보스턴 레드삭스도 류현진 영입이 필요한 팀에 포함됐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는 배지환의 소속 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류현진을 영입할 만한 팀으로 언급됐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는 미네소타 트윈스도 후보로 떠올랐다.

마지막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였다. 특히 샌디에이고의 류현진을 향한 관심은 미국 전국이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개적이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의 데니스 기자는 17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는 좌완 선발투수가 부족해 베테랑 류현진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2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인데도 스캇 보라스(류현진의 에이전트)의 고객은 헐값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협상 결렬을 암시하는 보도였다. 그리고 사흘 뒤, 류현진은 한화 복귀를 결정했다.

▲ 류현진이 KBO리그로 돌아온다. 12년 만이다. ⓒ 곽혜미 기자

류현진의 한화 복귀는 미국 매체들이 더 아쉬워하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이하 MLBTR)은 21일 "중간급 선발투수 시장이 점점 얇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이 한국으로 복귀하기로 결하면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였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베테랑 좌완투수인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를 떠나 KBO 리그로 복귀할 준비를 마친 가운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FA 시장에 남은 최고의 2등급 선발투수 중 1명을 잃고 말았다"라고 류현진의 한국 복귀 소식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LA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트루블루 LA도 류현진의 한화 복귀를 아쉬워했다. 이 매체는 22일 "류현진이 KBO 리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원소속팀인 한화로 복귀한다"고 보도하는 한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뛴 11년 동안 1억 22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을 벌었다. 류현진은 통산 1055⅓이닝 동안 탈삼진 934개, 78승을 거뒀다. 박찬호에 이어 (다저스)한국인 메이저리거 투수 2위에 랭크돼 있다. 두 선수 모두 다저스에서 많은 공을 던졌다"라고 썼다.

토론토 지역 언론 토론토 선은 류현진의 한국 복귀 소식을 전하면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남기를 바랐지만 FA 시장에서 관심을 충분히 끌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실제로는 류현진에게 오퍼를 넣은 구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성과 고우석이 속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 한화 박찬혁 대표이사(왼쪽)와 류현진 ⓒ 한화 이글스

▶ 전무후무 8년 계약, 한화는 이렇게 최선을 다했다

많은 이들이 '코리안 몬스터'의 메이저리그 잔류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는 이번 오프시즌을 류현진의 화려한 귀환을 이끌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하고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가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 무려 8년 170억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계약이다.

한화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1년 간의 미국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KBO리그에 복귀한다"며 "계약 규모는 8년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으로 역대 국내 최고 대우다"라고 발표했다.

한화 박찬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의 전사적인 협업이 빛을 발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 1월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가 한 호텔 측에 류현진의 입단 행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류현진의 미국 현지 계약 상황을 지켜보며 물 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복귀 여부는 전적으로 류현진의 결정에 달려 있었지만, 상황만 가능하다면 언제라도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

▲ 류현진이 12년 만에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다. ⓒ 곽혜미 기자
▲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 ⓒ곽혜미 기자

구단의 노력에 류현진 역시 감사의 뜻을 밝혔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8년 계약이 끝까지 유지되면,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이 8년을 모두 채우게 되면 전 한화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세운다. 170억 원이라는 최고 대우 외에도 상징성까지 더해줄 수 있는 계약이다.

류현진은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화 선수들과 함께하는 류현진은 23일부터 볼 수 있다.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KE755편, 오전 8시 5분 출발)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4년을 함께한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코리안 몬스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토론토 블루제이스 SNS 캡처
▲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

한편 '전 소속팀' 토론토는 한국어 인사로 류현진과의 4년을 추억하는 한편, 류현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확정된 뒤 구단 SNS를 통해 "류현진 선수, 고마웠어요. 토론토에서의 코리안 몬스터는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달린 팬들의 따뜻한 댓글에서도 토론토라는 도시가, 블루제이스라는 팀이 류현진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한 팬은 "에이스"라는 한 단어로 류현진을 표현했다. 또다른 팬은 "현진의 모든 것이 고마웠다. 언제나 사랑하고, 언제나 그리울 것이다. 한국에서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 완벽한 프로에게"라고 적었다.

또 "(류현진은)토론토를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도록 변화하는 것을 도와줬다. 고맙고, 행운을 빈다", "류현진과 함께 토론토의 새 시대가 열렸다. 고마웠다", "팀 재건을 도와줘서 고맙다. 한국에서도 행운이 함께하기를"이라는 댓글도 볼 수 있었다.

한화에서 은퇴가 아니라, 언젠가 다시 메이저리그에 돌아와 달라는 바람을 전하는 팬도 있다. 한 토론토 팬은 "(류현진에게)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 아주 큰 계약을 맺었고, 그 계약이 토론토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이라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늘 존경하고, 한국에서의 삶에도 행운을 빈다. 언젠가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봤으면"이라고 썼다.

▲ 노시환이 1군 선수단 '단톡방'에서 목격한 코리안 몬스터의 일상. ⓒ 노시환 SNS 캡처

▶ "반갑습니다, 잘해봅시다" 한화 선수들 가슴이 떨린다

류현진이 토론토 문화를 바꿔놨다고 보는 시각은 팬들의 것만은 아니다. 토론토 선수들도 2020년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 영입으로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당시 로스 앳킨스 단장은 류현진 영입이 확정된 뒤 선수들로부터 수많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류현진과의 계약은 '윈나우' 신호나 마찬가지였다. 2016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끝으로 상위권을 목표로 하기보다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던 토론토의 팀 방침이 달라졌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외야수 랜달 그리칙은 동기부여 이상의 의미를 류현진에게서 찾았다. "류현진은 투구를 할 줄 아는 투수다. 구속으로 윽박지르지 않는다. 공을 어떻게 던지는지 안다. (류현진이)젊은 투수들을 잘 가르칠 거라 생각한다. 그는 팀을 달라지게 만들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투수들은 류현진의 마법을 배우기 위해 그를 잘 따랐다.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에 사이영상 후보로 떠올랐던 알렉 마노아가 대표적인 '류현진바라기'다. 또다른 투수 라이언 보루키와 트렌트 손튼 역시 류현진의 구종 구사 비법을 배우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한화 선수들이 수혜자가 됐다. 홈런왕 노시환은 22일 SNS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류현진이 '단톡방'에 등장한 순간을 소개했다. 이태양의 초대로 방에 입장한 류현진은 "반갑습니다. 잘해봅시다"라고 간단하게 인사했다. 새 주장 채은성은 프로 입단 동기인 LG 오지환에게 '스포일러'도 남겼다. 영상통화에서 "희소식이 있다"며 '뭔가 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런데 오지환이 "희소식이라고 해봤자 현진이 형 오는 것 아니냐"고 곧바로 정답을 알아냈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류현진의 복귀로 한화 아닌 KBO리그 9개 구단 감독들은 머리가 아프다. 디펜딩 챔피언 LG를 맡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류현진 하나로 (한화가) 4강에 들어갔다. (류)현진이 하나만 들어온 게 아니라, 팀의 구성이 확 좋아졌다. 이제 4선발이 강점이 됐다. 확실하게 10승 할 수 있는 투수가 리카르도 산체스, 펠릭스 페냐, 문동주에 류현진까지 있다. 1대1로 붙었을 때 우리가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상황에 따라, 경기를 잘 풀어야 이길 수 있다"며 "KBO에서는 선발 4명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것도 다 갖춘 팀이 많지 않다"고 얘기했다.

염경엽 감독은 또 한화의 야수진도 포스트시즌에 나설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그는 "안치홍이 타선에 있고 없고는 천지 차이다. 유격수도 하주석이면, 좋을 때 하주석은 절대 약한 선수가 아니다. 거기에 노시환이 있고 정은원도 있다"고 호평했다.

KIA 신임 이범호 감독은 "굉장히 영광이다. 류현진 같은 대투수가 한국야구에 돌아오는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런 투수를 보면서 우리 선수들도 많은 것을 느끼는 시즌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팀 경기에 많이 등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크게 걱정할 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번호 감독은 또 "좋은 선수가 들어오는 만큼 우리 한국야구도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류현진이 KBO 리그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내다봤다.

▲ 최원호 감독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