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 탈의실에 ‘몰카’…쿠알라룸푸르 H&M 매장서 女 ‘불법 촬영’ 논란

말레이시아 옷가게 탈의실서 촬영 추정 ‘불법 촬영물’ 게재된 SNS 발견
촬영물 속 여성 주장하는 피해자 등장…구매한 옷‧영수증 증거 제시
옷가게 측 “경찰 신고 접수돼 현재 수사 중… 모든 탈의실 점검 등 확인”
현지 경찰 당국 “카메라 못 찾아. 면밀히 조사할 것”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H&M 매장에서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탈의실 불법촬영물. 월드오브버즈 캡처

 
말레이시아의 한 유명 옷가게 탈의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옷 갈아입는 여성들을 불법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옷가게 탈의실에서 여성들이 탈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무더기로 올라간 소셜미디어(SNS) 계정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월드오브버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아웃렛에 입점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H&M’ 탈의실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 불법 촬영물들이 발견됐다.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최근 “몰래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공개 SNS 그룹을 발견했다”는 글과 함께 문제의 비공개 그룹이 올린 영상을 캡처해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H&M 탈의실에서 여성 손님들이 옷 갈아입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각도로 볼 때 카메라는 탈의실 위쪽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제부터 쇼핑할 때마다 탈의실을 가지 않을 거다. 너무 무섭다”라고 적었다. 

이후 A씨가 올린 고발글이 빠르게 퍼지면서 불법 촬영물 속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피해자까지 등장해 논란은 커졌다.

피해 여성은 “저 영상이 어디에 올라왔는지 알 수 있을까? 왜냐하면 저는 그 영상 속 나오는 사람 중 한 명이다”라며 “너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저 탈의실은 H&M이다. 지난해 10월6일 그곳에서 셔츠를 샀다”라며 “저 영상들은 이날 촬영된 걸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은 영상 속에 찍힌 옷과 구매 영수증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H&M 매장에서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탈의실 불법촬영물. 월드오브버즈 캡처

 
논란이 커지자 H&M 관리자가 나서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H&M 측은 “고객의 안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경찰 신고가 들어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탈의실을 점검했으며, 고객의 사생활을 침해할 만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당국은 “조사를 위해 경찰을 파견했지만, 카메라를 찾을 수 없었다”라며 “다른 장소에서 일어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라며 “이 사건은 소리, 몸짓 또는 물건을 통해 의도적으로 여성을 모욕한 것으로 형법 제509조에 따라 처벌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제가 된 SNS 계정은 현재 삭제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