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또래 살해’ 정유정,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비정상

정상인 범주 넘어서… “감형은 안 돼” 공분

온라인 과외 앱(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 결과 정상인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정유정을 상대로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에서 이런 결과를 얻어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정유정이 정상인 범주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뒤 이르면 7일 검찰에 그 결과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 연합뉴스·부산경찰청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일반인은 통상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온다고 한다. 한국은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이 진단검사 점수 외에 대상자의 과거 행적과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 행위 등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근거로 임상 전문가가 사이코패스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경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도 보강 수사 차원에서 진행했다.

지난 2일 경찰로부터 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정유정의 구속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방침이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30분쯤 교복 차림으로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여성 A씨의 집을 찾아가 그를 살해했다. 체구가 작은 편인 정유정은 중고 온라인 장터에서 산 교복을 입은 채 범행 당시 만난 대학생 A씨에게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속인 뒤 대화를 나누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정유정은 마트에서 흉기와 락스, 비닐봉지 등을 구입한 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을 챙긴 뒤 다시 A씨의 집으로 가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0시50분쯤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택시에 여행용 가방을 싣고 평소 산책을 자주 갔다던 경남 양산시의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경찰은 평소 살인 등 강력범죄 사건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과 서적 등에 심취했던 정유정이 살인 충동을 느끼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정의 휴대전화 포렌식에서 그가 범행 3개월 전인 지난 2월부터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을 검색한 데 이어 지역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빌려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범죄의 중대성·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 정유정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자 관련 기사 댓글란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사이코패스든 아니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 “감형은 절대 안 된다”, “그냥 살인자일 뿐인데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 같은 반응이 주를 이룬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