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살 르망, 모든 추억을 간직한채 다시 예전으로
안녕하세요! 예전 저의 르망이야기를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제 르망에게 생긴 좋은 소식을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삼성화재와 유튜브 미션카파서블팀의 콜라보 이벤트 '삼별카 복원이벤트' 에 제 르망이 두번째 사연 차량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보배에도 제 응모글에 좋아요를 눌러달라 부탁드리기도 했는데 도움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제 르망의 히스토리가 궁금하신분께서는 제 작성글의 '31살 르망이야기' 또는
위 링크를 참고하여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야기 시작에 앞서 이벤트 주최측에서 위 링크 글을 너무 좋게 봐주셨고, 이벤트 선정 사실이 선 공개되어도 문제 없음을 약속 후 작성하는 글임을 참고바라며 이번에도 역시 일기처럼 쓰다보니 경어체가 없는점 이해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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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기일이 다가오던 7월의 어느날 sns를 통해 삼별카 복원이벤트를 알게되었다. 내용을 보니 차량 복원 이벤트였고
'추억과 사연이 있는 오래된차를 찾는다'
라는 말이 눈에띄었다. 그야말로 딱 우리 르망을 찾는 말로 들렸다. 나도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때가 오면 르망에 내 돈을 많이 써서라도 복원을 해주고 싶었고, 아빠가 생전 르망을 복원하고 싶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기에 마침 아빠의 기일이 가까웠던 터라 아빠가 내려준 기회가 아닐까 생각하며 응모를 하게되었다.
응모 후 초조한 마음과 기대감으로 시간을 보냈고 첫 발표 예정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기에 역시 안됐구나 하는 아쉬움으로 마음이 한결 가라앉을때 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르망이 삼별카 복원이벤트 후보에 올랐다는 연락이었다.
너무나도 기쁜 마음에 떨리고 상기된 목소리로 최대한 차근차근 질문에 대답했고 며칠 뒤 우리 르망이 최종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날은 정말 그 무엇도 나의 행복한 들뜬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고 내 기분에 따라 항상 다르게 보이던 아빠의 영정속 표정은 그날 내 기분처럼 환하게 웃고계신듯 했다.
최종선정 후 며칠 뒤 대구에서의 촬영은 마쳤고 이제 본격적인 복원 과정을 위해 서울로 올라갈 시간, 이른아침 출발 준비를 마쳤고 할머니는 항상 정승처럼 우리집 주차장을 지키며 서있던 르망이 먼길을 떠나 당분간 집에 없다는 아쉬움에 새벽부터 몇번씩이나 르망을 보러 주차장에 내려갔다 올라왔다 하셨다고 한다. 예뻐지러 가는 것임에도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시는 할머니를 보면 확실히 우리 르망은 이동수단이 아닌 우리 가족이 맞는것 같다. 르망의 주변을 서성이시며
"조심히 잘 가서 이쁘게 화장하고 돌아오너라"
라며 르망을 손으로 토닥이셨고 먼길을 떠날 르망과 나에게 아빠가 다 보살필 것이라며 안전을 기원하셨다.
떠나는 르망의 뒤에서 끝까지 손을 흔드시며 르망의 복원 전 마지막 모습을 눈에 익히신다. 르망은 나보다 나이가 많기에 나에겐 27년의 추억상자 이지만 할머니에겐 신차때 부터 34년의 추억을 담은 르망이니 아무리 고작 한달 정도의 기간이라지만 오죽 섭섭하실까 기쁘지만 착잡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휴게소도 자주 들르며 올라가려고 했는데 할머니의 섭섭함을 달래느라 조금 늦어진 출발 시간과 생각보다 길이 많이 밀린탓에 여유가 좀 줄어들었다. 평일 아침의 출근시간, 꽉꽉 막히는 도심을 뚫고 드디어 서대구 톨게이트에 올랐다.
르망도 예뻐지러 가는 것임을 아는건지 오랜만에 먼길 산책에 기쁜건지 나에게 안전하게 데려다 줄 것을 약속하듯 근래 르망을 탔던 날 중 엔진 필링이 가장 좋다. 김천 분기점을 못 갔을 쯤 차주가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란게 느껴지게끔 예쁘게 살짝 꾸며진 그랜저 한대가 3차선 90km로 주행중인 나를 가로질러 4차선 대각선 앞에서 속도를 맞추더니 비상등과 함께 창밖으로 엄지를 꺼내어 흔들어주신다. 나도 기분이 너무좋아 비상등을 켜주며 창밖으로 손을 흔들었다. 기분좋은 응원을 받으며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올라 3년전 르망이 나와 철원을 갈 때 들렀던 충주휴게소를 지났다.
한참을 쉬지않고 달리다가 처음으로 앙성졸음쉼터에 잠시들러 몸을 좀 펴줬다. 나는 장시간 운전에 약한편이라 원래라면 진작 몸 여기저기가 뻐근했을텐데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힘든줄도 모르고 달렸는데 엉덩이만 살짝 뻐근할 뿐 나도 컨디션이 좋다. 그리고 에어컨이 안나오는 탓에 날씨 걱정을 많이했는데 이날은 기가막히게 햇빛도 없고 선선한 바람과 가끔 가랑비도 내려줘서 역시 아빠가 다 도와주시는구나 라고 혼자생각하며 앙성졸음쉼터를 나와 다시 차선에 합류했다.
한참을 더 달려 점점 도로표지판에 '서울' 이 보이기 시작했고 얼마안가 르망은 한강을 건너 북한산도 구경했다. 르망은 34년동안 대구에서만 살았고 아마도 르망이 아주 젊었을때 한번쯤은 아빠와 함께 서울에 와본적이 있지않을까 싶긴한데 만약 르망이 사람이라면 르망이 기억 속 마지막 서울의 모습은 어땠을지 궁금했고 제대로 서울 시내로 들어가지도 않았으면서 대구 번호판이 달린 르망에게 나름 서울 구경을 시켜줬다고 혼자 뿌듯했다.
서울에 사는 형이 함께 촬영장을 가기위해 통일로IC에 마중을 나왔다. 형의 젠쿱을 사러갈때 아빠까지 우리 3부자가 함께했었고 아빠는 큰아들의 젠쿱을 보며
"이야 나도 문 두개달린 스포츠카를 타보네"
하시며 좋아하시곤 했다. 그런 추억이 깃든 큰아들차인 젠쿱과 아빠차인 르망이 아주 오랜만에, 그것도 이 먼 타향땅에서 만나 함께 달리니 기분이 좋았고 여기서부터 르망은 젠쿱의 경호를 받으며 목적지인 촬영장까지 함께했다.
르망은 언제나 그래왔듯 이번에도 역시 나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었고 형과 나는 르망의 복원전 마지막 모습과 우리르망의 실내에서 나는 특유의 향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고자 열심히 르망을 어루만지고 괜시리 문을 한번 더 열어보기도 했다. 학교갔다 집에 올때면 우리집 주차장에서 웃는 얼굴같은 뒷모습으로 반겨주던 르망을 두고간다니.. 아빠가 우릴 훈련소에 입소시킬때 이런 기분이셨을까? 고작 한달정도면 다시만날텐데 이 먼 타향땅에 두고 간다는 생각에 괜시리 섭섭해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빠가 내려준듯한 복원의 기회에 르망을 선정해주신 모든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는 도저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르망을 두고 대구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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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초쯤 제 르망의 첫번째 에피소드를 유튜브에서 시청하실 수 있을 예정입니다. 유튜브 삼성화재 채널에서는 주로 제 르망에 깃든 추억과 사연을 담고, 유튜브 미션카파서블 채널에서는 르망이 복원되어가는 전반적인 과정을 중점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부디 보배드림 회원님들께 많은 응원과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성화재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com/@samsungfire_official?si=hVRF7dssBNYXZqX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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