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장비 못 구한다…中, 네덜란드 반도체 수출 제한 확대에 “미국 말 듣지 말라”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2023. 3. 9. 23: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네덜란드가 미국 압박에 호응해 중국으로의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을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즉각 반발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올해 1월 중국의 외국 첨단 반도체 장비 접근을 차단하려는 미국 정부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 후, 구체적 조치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코네티컷주 윌튼에 있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의 오피스 겸 제조 시설. /ASML

네덜란드가 미국 압박에 호응해 중국으로의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을 확대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즉각 반발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올해 1월 중국의 외국 첨단 반도체 장비 접근을 차단하려는 미국 정부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 후, 구체적 조치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이 만드는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려는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ASML은 네덜란드 정부 발표 후 구형 장비인 DUV(deep ultraviolet 심자외선) 노광 장비 일부가 추가 수출 통제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리제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 장관은 8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기술 발전과 지정학적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는 국가·국제 안보 이익을 위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특정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체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또 “국가 안보를 위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 기술을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각은 국가 통제 리스트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한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중국으로의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네덜란드 정부 결정에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 안보를 고려해 여름 전에 반도체 수출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중국 측은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네덜란드 측이 행정 수단으로 중국과 네덜란드 기업의 정상 경제 무역 왕래에 관여하고 제한하는 것에 결연한 반대를 표하며, 이미 네덜란드 측에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정부에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했다는 뜻이다.

마오 대변인은 “최근 몇 년간 개별 국가가 중국의 발전 권리를 박탈하고 자신의 패권을 수호하기 위해 국가 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경제 무역 과학 기술 문제를 정치화·도구화하며, 심지어 맹우(동맹)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여러 국가가 중국에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하도록 협박하고 유인했다”며 “이런 괴롭힘 행위는 시장 규칙과 국제 경제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는 것일 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에 손해를 가하고, 세계 산업망 공급망의 안정과 세계 경제 발전에 심각한 충격을 가해 결국 스스로를 해칠 것”이라고 했다. 마오 대변인이 언급한 개별 국가는 미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측이 객관 공정 입장과 시장 원칙을 지키고 계약 정신을 존중하며, 자신의 이익을 수호하는 데서 출발해 개별 국가의 수출 통제 남용 조치를 따르지 않으며, 중국 측과 함께 공동으로 국제 산업망 공급망 안정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무역 질서를 수호하며, 양국과 양측 기업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2022년 6월 14일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ASML CE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네덜란드 정부 발표 직후 ASML은 ‘추가 수출 통제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일부 DUV 노광 장비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SML은 “네덜란드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 장비 새 수출 통제는 최첨단 증착·액침 노광 장비(the most advanced deposition and immersion lithography tools)를 포함한 첨단(advanced) 반도체 제조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며 “새 규제 때문에 ASML은 최첨단 액침(immersion) DUV 시스템 수송을 위한 수출 라이선스(허가)를 신청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에서 추가 수출 통제가 모든 액침 노광(immersion lithography) 장비와 관련된 게 아니라, ‘최첨단(most advanced)’이라 불리는 것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첨단’의 정확한 정의에 관해 어떤 추가 정보도 받지 못했지만, ASML은 이를 우리의 캐피털 마켓 데이(Capital Markets Day)에 TWINSCAN NXT:2000i와 후속 액침 시스템으로 정의한 ‘핵심 액침(critical immersion)’으로 해석한다”고 했다.

노광(lithography) 장비는 실리콘 웨이퍼(둥근 원판)에 빛을 쏴 회로를 새겨주는 기계인데, 이 중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EUV(extreme ultraviolet 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ASML이 전 세계에서 독점 생산하고 있다. ASML이 새 수출 통제 조치의 대상으로 지목한 DUV는 EUV보다 기술 수준이 낮은 구형 장비다. ASML은 “주로 구형 노드에 집중하는 고객은 보다 낮은 수준(less advanced)의 액침 노광 장비로 충족된다”고 했다.

미국의 견제로 중국은 반도체 자립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돈이 있도 기술과 장비가 없어 첨단 반도체를 만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은 현재 ASML로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노광 기술인 EUV 장비를 사지 못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부 요구로, 2019년 6월 만료된 EUV 중국 수출 허가를 갱신하지 않았다. ASML은 이번 성명에서 “ASML의 EUV 장비 판매는 이미 2019년부터 제한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으로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군사력 확장에 쓴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장비 산업이 앞서 있는 네덜란드와 일본에도 수출 통제 동참을 압박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