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보험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화재가 올해 경영 화두로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을 제시하며 경쟁사의 도전에 맞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외연 확장을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진출로 시장 확대를 모색 중이다.
이미 삼성화재는 장기‧자동차보험부문 산하에 장기보험 역량 강화를 위한 헬스케어사업팀, 교통사고환자 등 과잉진료 여부를 판단하는 특화보상팀, 자동차 기술 동향 파악 및 상품 개발을 주로 하는 모빌리티기술연구소를 신설하며 외연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펫보험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를 준비하는 등 일반보험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삼성화재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 유럽(영국) 등지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직 어느 나라에서 어떤 사업을 추진할 지 구체적인 복안은 나오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화재가 외형 확장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삼성화재를 따라잡겠다는 경쟁사의 거센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메리츠화재에게 일반계정 당기순이익을 처음으로 추월당하며 초격차에 위기를 맞이했다. 아직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에서는 여전히 1위를 수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격차가 좁혀지면 위기감이 감돌 수밖에 없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화재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877억원, 메리츠화재 1조3353억원, DB손해보험의 경우 1조2624억원으로 각각 1조원을 넘겼다. 삼성화재는 2021년 1조92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 1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1조원 시대를 열었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추격이 거세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최근 3년 동안 2배 이상의 당기순이익 성장을 기록하며 삼성화재와 단 2500억원 차이까지 좁히며 위기감을 심어줬다.
자동차보험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최근 5년 동안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9.3%에서 28.3%까지 1%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 자동차보험 시장 빅 4로 불리는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는 각각 1%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여전히 삼성화재와의 격차는 7% 수준이지만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자동차보험 비교 플랫폼 등장으로 '지각변동'을 예상하는 여론도 있다.
경쟁 상대에 있는 한 보험사 관계자는 "플랫폼 도입으로 시장점유율의 급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지만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1~2% 변화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며 "삼성화재의 점유율이 조금 떨어지고는 있다해도 순위가 바뀔만큼 급격한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2023년 3분기 연금을 제외한 장기보험 수입보험료도 8조원을 넘기며 최근 5년 동안 10조원대를 이어가며 장기보험 쪽에서도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수보험 시장점유율도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신계약 CSM도 2023년 3분기 1조원을 넘긴데 이어 신계약 CSM 배수도 22.2배로 DB손보(17.2배), 메리츠화재(15배) 등 경쟁사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CSM을 높이기 위해 보장성 보험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업계에 잘 알려진 내용이다. 삼성화재 역시 3분기 컨콜을 통해 CSM 배수를 높일 수 있었던 이유로 건강, 질병, 자녀보험의 매출 확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화재의 초격차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 '계약유지율'은 숙제가 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삼성화재는 회차별 계약유지율이 대부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CSM 수치 향상에 있어 신계약 보험료만큼 유지율도 중요한만큼 계약유지율 관리도 필요해보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승환계약부터 신규계약까지 보험계약의 여러 과정에 걸쳐 지속적으로 철저히 관리해 이탈을 최소화시켜 유지율 향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자산수익률(ROA)의 경우 매년 우상향을 그리며 올라가곤 있으나 경쟁사에 비해 그 증가 폭이 낮다는 점도 간과하긴 어려운 부분이다. 2023년 3분기 삼성화재의 ROA는 2.67%로 같은 기간 가장 높았던 메리츠화재(5.22%)나 그 다음인 DB손보(3.76%)와는 차이가 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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