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상승률 1위 '용인 처인'… 지분 쪼개기도 '급증'

사진=중부일보DB
제2경부고속도 개통 등 호재 몰리며
1분기 누적 지가상승률 2.06% 기록
2위 성남 수정구 제치고 도내 최고

"매매 자체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문의나 방문은 꾸준히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에 더해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 등 다양한 호재가 있으니 처인구 인근의 땅을 찾는 사람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투자 수요가 몰리니 지분으로 거래하는 사람도 늘어난 것 같습니다."

18일 중부일보와 만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처인구의 토지 거래 현황과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각종 호재로 인해 용인시 처인구의 땅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흔히 ‘지분 쪼개기 거래’로 불리는 지분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경기지역에서 지가 변동률이 가장 큰 지역은 용인시 처인구로, 해당 지역의 1~4월 누적 상승률은 2.06%였다. 당장 두 번째로 땅값 상승률이 높은 성남시 수정구(1.88%)나 경기지역의 평균 상승률(0.81%)과 비교하면 각각 0.18%p, 1.25%p 이상 상승폭이 컸다.

이처럼 처인구의 땅값 상승폭이 가파르자 토지의 지분을 쪼개 거래하는 비중도 타 시·군에 비해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1~5월 용인시 처인구의 지분 거래는 총 1천227건이었다. 이 기간 처인구의 총 토지 거래량이 2천249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이 넘는 54.6%가 지분 쪼개기 거래였던 셈이다. 이는 경기도 평균인 47.2%(3만6천266건 중 1만7천117건)보다도 7.4%p 높은 수치다.

투자 늘자 지분거래 비중도 절반↑
해당 방식 대부분 사기수법 악용
"성급히 투자 말고 사전 검증해야"

지분 거래는 토지를 필지로 구분하지 않고 ㎡단위로 구분해 여러 명이 하나의 토지를 공동소유하는 방식이다. 그 자체로 위법은 아니지만 총 대지에서 자신의 땅이 어디인지 특정하기 어려워 처분이 쉽지 않고, 공동 소유자가 수십~수백명에 이르기 때문에 실제 개발할 때 개인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사실상 지분 거래 방식은 기획부동산(실제 개발이 이뤄지기 어려운 부동산을 싸게 매입한 후 일반 시민들에게 비싸게 매도하는 집단)의 사기 수법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는 개발 호재가 있더라도 성급하게 투자를 하기보다 사전에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토지를 거래한다는 방식의 광고가 많이 노출되며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지분 쪼개기 거래는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투자하려는 토지가 개발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SNS만 보고 투자하기 보다는 투자지 인근 부동산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이성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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