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거캐피탈이 폐기물처리 업체 코엔텍의 새 주인으로 낙점되면서 기존 투자자인 E&F프라이빗에쿼티(PE)·IS동서 컨소시엄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매각가는 당초의 눈높이와 차이를 보이지만, 향후 실적에 따라 추가 대금이 지급되는 언아웃 구조로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코엔텍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을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거래는 매각 차익보다 현금 회수에 무게를 둔 엑시트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F PE·IS동서 컨소시엄은 최근 거캐피탈과 코엔텍 지분 매각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종결은 정산실사와 환경실사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가 완료되는 시점에 이뤄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내년 초로 보고 있다.
거캐피탈은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PEF운용사로 부동산·성장주·사모신용·인프라자산을 중심으로 아시아·미국·유럽 전반에 투자하고 있다. 저평가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부동산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 용도변경, 재설계 등을 거쳐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 및 리포지셔닝 전략을 주로 구사해왔다. 최근에는 산업·환경 분야 등 실물자산 투자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거래 규모는 약 7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코엔텍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22억원으로 EBITDA의 17배에 달하는 멀티플을 인정받은 셈이다. EBITDA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알고 싶을 때 활용하는 항목으로, 이자비용과 세금 등의 지출과 과거 투자에 따른 유무형 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이다.
이번 인수전에서는 IMM PE와 거캐피탈 간의 경쟁이 상당 기간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 9월 진행된 코엔텍 최종 입찰에는 어펄마캐피탈까지 총 3개 운용사가 참가했지만, 어펄마가 중도 이탈하면서 사실상 IMM PE와 거캐피탈 간 2파전 구도가 됐다.
여기에 가격을 둘러싼 매도자와 원매자 간 이견도 협상을 지연시킨 요인이다. 당초 매도자 측은 8000억원대의 밸류에이션을 기대했으나 원매자들이 6000억원대를 고수하면서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거캐피탈이 언아웃 구조를 제안하며 접점을 만들었다. 언아웃은 인수 이후 일정 기간 실적이 사전에 정한 기준을 상회할 경우 추가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차이를 조정할 때 활용되는 거래 구조 중 하나다.
코엔텍은 영남권 최대 규모의 소각용량을 보유한 폐기물처리 기업이다. 같은 부지에 대형 매립장을 함께 운영해 사업의 희소성이 높고, 인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풍부한 스팀 수요처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코엔텍은 견조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을 꾸준히 이어온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배당금 지급 내역을 보면 △2019년 199억원 △2020년 269억원 △2021년 254억원 △2022년 149억원 △2023년 243억원 △2024년 243억원 등으로 해마다 일정 수준의 배당이 이뤄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매각 차익보다 현금 회수에 방점을 둔 엑시트로 해석하기도 한다. 기존 투자자가 코엔텍에 투입한 자금과 이번 매각가가 유사한 만큼 단순 차익은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E&F PE·IS동서 컨소시엄은 2020년 맥쿼리PE로부터 코엔텍 지분 59.29%를 약 4217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잔여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관련 비용 등을 감안하면 총투자원가는 7000억원대로 거론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PEF 엑시트는 거래마다 구조가 다르겠지만 단순 매각가보다 배당 등 보유 기간의 현금 회수까지 함께 봐야 한다"며 "매각 차익이 크지 않더라도 전체 회수 구조에서는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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