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는 시작일 뿐…'애슬레저' 개척 나선 젝시믹스

김아름 2022. 11. 30.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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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3분기 누적 매출 1364억
해외 16개국 진출…55개국에 수출 중
최근 골프·키즈·맨즈 등 카테고리 확장
지난 6월 일본에서 요가 클래스를 연 젝시믹스./사진제공=브랜드엑스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에 '레깅스'를 정착시킨 젝시믹스가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레깅스로 다져 놓은 여성 스포츠웨어 시장뿐만 아니라 남성 스포츠 웨어, 골프, 테니스 등 기존 스포츠 의류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며 신제품을 쏟아내는 중이다. '레깅스 국가대표'를 넘어 '애슬레저(운동+레저)' 시장의 개척자로 자리잡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국내 시장은 접수…해외도 잡는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젝시믹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3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430억원의 95%를 3분기 만에 달성했다. 3분기에만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분기마다 매출이 늘고 있어 연말까지 2000억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안다르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2020년, 젝시믹스의 매출은 1094억원이었다. 불과 2년 만에 몸집을 2배로 불린 셈이다. 애슬레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 채널 판매보다 자사몰 판매에 집중한 D2C(소비자 직접 판매) 전략이 성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D2C는 마케팅에 자신있는 스타트업들이 취하는 방식이다. 유통 채널에 의존하지 않고 자사몰 판매에 주력하면 가격 거품을 없애고 품질은 높일 수 있다. 가격 대비 품질이 높은 만큼 자사몰을 방문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의 재구매율도 높아진다. 젝시믹스와 널디는 D2C 브랜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실제 젝시믹스의 자사몰 매출 비중과 재구매율은 80%를 웃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 무게를 두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젝시믹스는 일본, 중국, 대만, 몽골,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독일, 캐나다 등 전세계 16개국에 B2B 방식으로 진출해 있다. 쇼피, 아마존 등 쇼핑 플랫폼을 통해서는 총 55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일본이다. 올해 일본 법인에서만 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레깅스 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권의 대형 시장이다. 통계조사기관인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레깅스 시장 규모는 6억2000만 달러(약 8224억원) 수준으로, 국내의 10배 가까운 규모다. 젝시믹스의 일본 매출은 아직 전체의 3% 남짓에 불과하지만 매출 성장세가 연 50%대로 높은 편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레깅스만 있나요…골프·키즈 다 있다

최근에는 기존 캐시카우인 여성용 스포츠웨어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웨어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론칭한 '젝시믹스 골프'와 '젝시믹스 키즈'가 대표적이다. 젝시믹스 골프는 지난 5월 론칭 후 2개월 만에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의 5%가량이 골프 라인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9월에는 키즈 라인을 선보였다. 온라인 중심이던 기존 라인과 달리 오프라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직영으로 운영하는 핏스토어는 물론 백화점·쇼핑몰 등에 매장을 내고 있다. 직접 재질이나 품질, 색상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젊은 부모들의 성향을 고려한 전략이다. 

지난 9월 론칭한 '젝시믹스 키즈'./사진제공=브랜드엑스

골프와 키즈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패션 사업이다.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평균 단가가 높고 구매 빈도도 높다. 주 타깃도 소비성향이 높은 20대에서 40대다. 기존 젝시믹스의 타깃층과 상당 부분 겹친다. 젝시믹스가 해당 시장에서의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남성 의류와 코스메틱은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남성 의류 라인업인 젝시믹스 맨즈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80억원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2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까지 올라섰다. 코스메틱 부문은 올해 매출 200억원이 목표다. 레깅스 등 몸이 부각되는 의류가 자리잡기 힘든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각화'는 글쎄

다만 모기업인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힘을 싣던 사업 다각화는 다소 동력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2020년 77.8%까지 줄어들었던 젝시믹스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82.8%로 다시 높아졌고 올해엔 88.1%까지 치솟았다. 젝시믹스 브랜드가 붙지 않은 젤라또랩과 헬스케어 부문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셀프 네일 브랜드 '젤라또팩토리'를 운영하는 젤라또랩은 브랜드엑스가 지난해 인수한 기업이다. 지난해 69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엔 3분기까지 38억원으로 주춤했다. 다이어트 도시락 등 헬스케어 푸드를 제조하는 브랜드엑스헬스케어도 매출이 지난해 84억원에서 올해 3분기 4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업계에서는 브랜드엑스가 주력 사업인 젝시믹스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기 시작하면서 무게중심을 젝시믹스 쪽으로 더 옮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모호한 신사업보다는 검증된 캐시카우에 집중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젤라또랩과 헬스케어 등은 현재 경영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 중"이라며 "내실 다지기의 과정으로 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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