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 제16기계화사단에 K9 추가 인도
폴란드 제16기계화사단 예하 제1포병여단에 한국산 K9 자주포가 추가로 인도됐다. 폴란드 국방부와 현지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인도를 통해 제1포병여단의 화력 보강이 완료됐으며, 이로써 K9 자주포 도입을 위한 1차 이행 계약 물량이 모두 인도됐다.
폴란드군은 부대로 이동 중인 K9 자주포 사진을 공식 채널에 공개하며 “포병 능력 개발은 현대적인 폴란드군 건설과 국가 안보 강화의 핵심 요소”라고 평가했다.

212문 전량 인도, 계약 기한보다 9개월 앞당겨
폴란드는 지난 16일 한국에 주문한 K9 자주포 212대 가운데 마지막 12대를 인도받았다. 양국이 체결한 계약상 최종 납기 기한은 2026년 9월 30일이었지만, 실제 인도는 2025년 12월에 완료돼 약 9개월 이상 앞당겨졌다.

유럽 방산 시장에 던진 충격
2022년 8월 계약 체결 이후 불과 3년 만에 200문이 넘는 대규모 물량을 전량 인도한 사례는 유럽 방산 시장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방산 전문 매체들과 군 관계자들은 이번 인도를 두고 “한국은 계약서에 적힌 날짜가 아니라 실제 인도 날짜를 기준으로 움직인다”고 평가했다.
독일과 프랑스 방산 포럼에서는 “우리는 토론하고 한국은 생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산 속도와 실행력의 차이가 부각됐다. 일부 관계자들은 유럽 국가들이 예산, 환경 규제, 노조 문제로 수년을 소비하는 동안 한국은 동일한 기간에 생산 라인을 가동해 전력을 완성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산 자주포 납기 지연과 대비
폴란드와 달리 프랑스산 자주포를 선택한 국가들은 납기 지연 문제를 겪고 있다. 체코는 2021년 프랑스산 카이사르 자주포 52문을 주문한 뒤 이듬해 62문으로 확대했지만, 아직 상당 물량이 인도되지 않은 상태다.
덴마크 역시 2017년 주문한 카이사르 자주포의 납품이 계획보다 크게 지연되며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폴란드의 신속한 전력화는 유럽 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 최대급 포병 전력 구축한 폴란드
폴란드는 K9 자주포를 포함해 약 900문에 달하는 최신 155㎜ 자주포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방어적 전력 증강이 아니라 화력을 통한 억지력 확보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럽 군사 전문가들은 폴란드가 조용히 유럽 최대 수준의 포병 전력을 완성하고 있으며, 러시아 위협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나토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가장 실질적인 대비를 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영국과 스웨덴이 느끼는 압박
폴란드의 포병 전력 강화는 영국에도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BBC는 최근 군사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영국군이 탄약, 포병 전력, 대공 방어 체계 전반에서 심각한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영국이 실질적으로 운용 가능한 자주포 전력은 제한적인 수준이며, 차세대 자주포 도입은 2030년대 이후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은 자국의 차륜형 아처 자주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서·혹한과 험지 운용에 강점이 있는 K9 자주포 최대 40문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폴란드 사례가 유럽 각국의 포병 전력 재검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