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쟤 반만 닮아봐!" 식사 때마다 딸과 비교당하는 의젓한 고양이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슬픔(?)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바로 가족 내 서열이 한순간에 뒤바뀌는 경험이죠.

고양이를 키우기 전, 식사 시간이 되면 엄마는 항상 다정하게 저를 부르셨습니다.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죠. 하지만 고양이가 온 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밥때만 되면 녀석은 어김없이 식탁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조용히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립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말이죠.

문제는 이 의젓한 고양이의 태도가 저와 비교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제가 밥을 늦게 먹으러 가면 엄마는 “먹을 줄만 안다”고 핀잔을 주시고, 밥 먹으러 오라고 부르실 때까지 기다리면 “밥 먹는 데 불러야 오냐”며 타박하십니다. 급기야 식사 도중 이런 말씀까지 하십니다. “넌 고양이 좀 본받아라. 자기는 먹지도 않으면서 매일 와서 자리 지키는 것 좀 봐!”

고양이가 온 후, 엄마의 태도는 하늘과 땅 차이로 변했습니다. 엄마 눈에 고양이는 ‘털 빠지는 것 빼고는 단점 하나 없는 완벽한 존재’가 되었고, 저는 ‘털 안 빠지는 것 빼고는 장점 하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