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잊혔던 ‘실물 OTP’ 부활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52)씨는 최근 증권 계좌 이체 한도를 늘리기 위해 영업점에서 실물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발급받았다. 김씨는 “복잡한 스마트폰 인증 대신 실물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어서 편리하다”고 했다.
한동안 ‘곧 사라질 제품’ 취급을 받던 실물 OTP가 최근 증시 활황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실물 OTP 발급이 늘었고, 일부 영업점에서는 재고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매년 30만건 이상의 실물 OTP를 발급하는 A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발급 건수가 상반기보다 11%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OTP는 인터넷·모바일 금융 거래 때 사용하는 인증 장치다. 엄지손가락 크기 또는 신용카드 모양의 기기에 달린 버튼을 누를 때마다 비밀번호가 새로 생성되는 방식으로, 보안성이 높아 금융사에 따라 이체 한도가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난다. 그동안은 실물 인증기기가 필요 없는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OTP와 금융사 인증서 사용이 확산하면서 실물 OTP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고객은 대부분 모바일 인증 방식을 선택한다”고 했다.

그런데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이 증가하고 신규 투자자가 늘면서 실물 OTP 발급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실물 기기 사용에 익숙한 5060 세대의 주식 투자 확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물 OTP는 하나의 기기로 은행·증권사 등 여러 금융사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실물 OTP 수요가 더 늘 경우, 기기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모바일 인증 확산으로 실물 OTP 공급 업체 수는 현재 2곳 안팎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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