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쿼터 5+1, 출전은 현행대로" 공청회로 맞춰지는 K리그

이재호 기자 입력 2022. 9. 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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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결국 의견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2차에 달하는 공청회를 통해 K리그는 외국인 선수 쿼터에 대한 의견이 AFC(아시아축구연맹)가 늘린다는 5+1(+1은 아시아 쿼터)은 맞추되 K리그 내에서 출전은 기존대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연맹은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검토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미 지난 8월 12일 1차 공청회에 이은 두 번째 공청회다.

현재 K리그는 국적 무관 외국인 선수 3명에 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 동남아시안 선수 1명으로 3+1+1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AFC가 내년 2월부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대회에 외국인 쿼터를 기존 3+1에서 5+1(국적 무관 외국인 5명, AFC 가맹국 소속 국가 선수 1명)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CL에서 4팀이나 출전시킬 수 있는 한국 역시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를 고민해볼 시점이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이 공청회를 열어 현역 선수, 감독, 구단 프런트, 연맹과 대한축구협회 간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있다.

이날 역시 선수 대표로 이근호(대구FC)와 염기훈(수원 삼성), 프런트 대표로 장영복 포항 스틸러스 단장과 이영표 강원FC 대표,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이용수 부회장, 박태한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박성균 연맹 사무국장 등이 의견을 냈다.

ⓒ프로축구연맹

각자의 입장은 달랐다. 선수협회장인 이근호는 "선수들 212명의 설문을 받았다. 93%가 외인 확대에 반대한다. 최종 엔트리에 골키퍼 빼고 절반이 룰로 인해 뛰지 못해 경쟁이 힘들다고 본다. 선수들의 일터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했다.

또한 "선수들끼리 하는 말로 '외국인 선수들이 화려한 쇼를 하고 한국 선수들이 궂은 일하는게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 팀적인 플레이보다 개인적인 플레이 성향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의견을 표했다.

염기훈은 "저희를 바라보며 자라는 유스 선수들 생각해야한다. 외인에 투자하느라 구단이 유스에 투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어린 선수들이 유스팀을 가기보다 유스와 무관한 학교로 진학한 후 빨리 외국리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복 포항 단장은 "이미 K리그1은 100억대의 예산에서 400억대의 예산을 쓰는 팀까지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외인으로 인한 더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 물론 글로벌 스탠다드에는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표 강원 대표는 "쇄국정책이 성공했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은적이 없다. 외인 쿼터 5+1 늘리는거 찬성이다. 선수 제한을 기존처럼 둬서 국내 선수 경기력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면서 "구단들이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은 선수를 팔아 이적료를 챙기는 것이다. 재정이 약한 팀일수록 외인 확대 찬성해야한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이 안에 있다고 본다"는 오히려 외인 쿼터 확대로 구단이 돈을 더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로축구연맹

인천 조성환 감독은 "K리그에서 U-22 문제부터 재고해야한다. 논란도 많이 있지만 팀의 성적과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 보이기 위해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 이 문제와 외국인 쿼터 문제를 연계해 생각해야한다"며 "8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에르난데스를 브라질 21세팀에 있을 때 봤다. 그때는 아마 영상으로는 영입하기 힘들지만 직접 보니 육성해서 키우면 좋다고 봤다"며 외인 선수를 어릴 때 데려올 수 있는 제도에 대한 필요를 역설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개인 의견이지만 출전기회는 현행처럼 유지하되 외인 쿼터는 늘리는게 필요하다. ACL 출전팀은 외국인을 늘려 목표를 가져가고 K리그 안에서는 같이 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객석에 앉은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사장은 "ACL에서 시행하기로 했다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 기량이 부족한 외인이 온다면 외국인 선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뭐가 두려운가"라며 "22세 선수들에 대한 의견도 필요하다. 현행 22세 출전 의무 조항에 대해서는 이제는 정리할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세계에 한국 밖에 없는 제도가 아닌가. 외인 쿼터를 늘리면서 22세에 포함하는 조항도 생각해봐야한다. 협회에서는 22세 제도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지만 과연 이것이 K리그에 영향을 미쳤고 어린 선수 육성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자연스러운 경쟁과 성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두들 각자의 의견을 냈지만 대부분이 ACL의 제도 확대처럼 5+1을 K리그에도 들여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K리그 내에서는 6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출전하는 것보다 현행대로 3+1 수준의 외인 출전을 유지하면서 외인 선수끼리의 교체만 가능하게 하는 안에 모두가 공감하는 모양새다.

이러면 ACL에 외인 쿼터를 맞추며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물론 K리그 내에서는 타 팀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 또한 외인 쿼터가 늘어가면서 구단 입장에서도 외인 쿼터에 조금은 부담을 덜고 적은 금액으로 대박을 노리는 것도 가능하다. 선수들 역시 결국 국내선수가 뛸 수 있는 일자리는 보장된다.

모든 제도에 장단점은 있고 모두의 동의를 이끌어내긴 쉽지 않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늘어나는 외국인 쿼터 제도에 한국만 기존 제대로를 지켜가며 국제 경쟁력을 가져가기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이를 따라가다가는 국내 축구 생태계와 일자리 파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일단 서로의 상충된 의견을 조율하면서 향후 상황을 보며 외국인 선수를 모두 출전시키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안이 필요하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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