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라 안심했는데”…치명률 20%, 어제 남은 음식이 ‘리스테리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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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주방.
남은 음식 속에는 저온에서도 살아남는 식중독균, '리스테리아'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 깊숙이 보관한 음식이라도 그대로 섭취하는 경우 감염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냉장고 속 남은 음식의 선택이, 결과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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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감염 위험 약 10배…태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
“김 날 때까지 재가열”…중심온도 74도 이상이 안전 기준
“냉장고라 안심했는데…”

하지만 이 ‘안심’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남은 음식 속에는 저온에서도 살아남는 식중독균, ‘리스테리아’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건에 따라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리스테리아 감염증 신고 사례는 6건 수준이다. 신고 건수는 적지만, 대부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사례로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침습성 감염 환자 기준 치명률은 약 20% 내외로 보고된다.
◆냉장고도 안전지대 아니다…저온 생존력의 함정
문제는 ‘냉장 보관’이라는 믿음이다. 일반적인 식중독균은 낮은 온도에서 활동이 억제되지만, 리스테리아균(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은 저온 환경에서도 생존하며 서서히 증식할 수 있다.
이 균은 흙과 물 같은 자연 환경뿐 아니라 육가공품, 즉석섭취 식품 등 다양한 식품군에서 발견된다. 유통과정 전반에서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냉동 상태에서는 증식이 억제되지만 균이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는다. 냉장고 깊숙이 보관한 음식이라도 그대로 섭취하는 경우 감염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부·고령층 특히 위험…치명률 높아지는 이유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가벼운 발열이나 근육통 정도로 지나가는 사례도 있지만, 면역저하자나 고령층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 임신부는 대표적인 고위험군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임신부의 감염 위험은 일반인보다 약 10배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전체 감염 자체는 드문 편에 속한다.
문제는 감염 경로다. 균이 태반을 통해 태아로 전달될 경우 유산, 사산, 신생아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패혈증이나 뇌수막염으로 진행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김 날 때까지 재가열”…유일하고 확실한 방어선
이 균의 가장 확실한 약점은 ‘열’이다. 보건당국은 냉장 보관 음식이나 육가공품을 섭취할 때 내부까지 충분히 가열할 것을 권고한다.
식품 중심온도 74도 이상으로 재가열하는 것이 안전 기준이다. 전자레인지로 데울 경우에도 내부까지 김이 날 때까지 충분히 가열해야 하며, 중간에 한 번 섞어 열이 고르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나 근육통이 반복될 경우에는 즉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결과를 가르는 것은 ‘보관’이 아니라 ‘처리 방식’이다. 지금 냉장고 속 남은 음식의 선택이, 결과를 바꾼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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