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고준 “바위같은 외모에 소녀 성격, 좋은 짝 만나 결혼하고파” [EN:인터뷰③]
[뉴스엔 이해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고준이 '사람' 고준의 실제 모습을 언급했다.
10월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진행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연출 변영주)(이하 '백설공주') 종영 인터뷰에서 고준은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바위처럼 생겨서 속에 소녀가 있다고 하신다"고 실제 성격을 언급했다.
고준은 "개구쟁이 소년 같기도 하다. 제가 스스로 바라보면 장난 좋아하고 낯가림이 심하면서도 사람들 좋아하고 상처도 잘 받는다. 겉으로는 말 걸기 무섭다고 하는데 웃으면서 다가가도 무서워한다. 나는 소년처럼 좋아서 다가가는 건데 대부분 경계하더라. 초반에 경계심을 허물어야 해서 장난도 더 많이 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자칭 '욕받이'였다는 고준. 그는 "1m 걸을 때마다 욕먹었는데 그게 좋더라. 저를 (장난삼아) 함부로 대한다는 것 자체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신호로 읽힌다. 차에서 나와 카메라에 서기까지 평균 50번 이상 욕을 먹고 들어간다. 제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문화가 편하고 좋다. 괜히 웃음도 나오고. 오히려 예의를 너무 갖추면 불편하더라. 후배들이 '후배가 먼저 와 있는데 선배가 인사 안 해?' 이런 분위기였다"고 유쾌한 현장을 묘사했다.
고준은 장난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오해도 샀다면서 "어릴 때 좀 거친 동네에서 컸다. 저에겐 평상시 나누는 말투와 표정인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오해를 산 것 같다. 그런 의미로 한 게 아닌데 소문으로 들려오는 나를 접하면 너무 나쁜 사람 같더라. 이런 일이 반복돼서 너무 힘들었고 사실 치료도 오래 받았다"고 고백했다.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다는 고준은 "친한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도 누군가에겐 가학적으로 보일 수 있더라. 그러다 보니 자꾸 솔직하게 살지 못하게 된다. 가식적인 매너의 탈을 쓰니 정신적 부담도 느꼈다. 내가 자꾸 나를 만나야 건강해지는데 '척'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마음이 참 어려워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MBTI가 INFJ라는 고준은 "지금도 이미 에너지의 50%가 사라졌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사람들 많을 때는 제가 활발해 보이지만 사실 집에 가면 방전된다. 사람들이랑 놀면 힘이 나고 충전된다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나이가 너무 많이 찼다"고 언급한 고준은 "예전엔 비혼주의였는데 이젠 결혼을 하고 싶다. 계속 바뀌지만 최근에는 결혼을 해야 할 것 같다. 제 나이를 계산해보니 내년, 내후년에 결혼해서 애를 낳아도 대학 들어갈 때 70살이더라. 손주는 봐야 하는데 더 미루다가는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 집에서 처음으로 올해부터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좋은 분 있으면 가야죠"라고 수줍게 웃었다.
최근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Forbes)의 할리우드 전문기자 조안 맥도날드(Joan MacDonald)가 고준이 영화 '블랙아웃'(Black Out)에서 선보인 연기를 집중 조명해 화제가 됐다. 고준은 미국 진출 포부를 밝히며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영어 공부를 했다. 어릴 때부터 할리우드에 가는 게 꿈이었다. 올해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전시회에 그림으로 초대받아 미국을 처음 갔는데 간 김에 나머지 시간은 할리우드에서 보냈다. 인맥을 총동원해서 할리우드 사람들이랑 미팅도 하고 놀고 왔는데 그 인맥들이 저를 잘 도와주고 있다. 아마 포브스에 실린 것도 그 친구들 중 한 명이 기자분께 말한 게 아닌가 싶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고준은 LA 한인타운에서 교포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영어 실력을 갈고닦았다. 고준은 "영어로 회화를 하는 것보다 연기하는 게 훨씬 더 수준이 높고 어렵다는 걸 느꼈다. 두 번의 셀프 테이프를 보낸 적이 있는데 발음에서 안 되더라. 발음에 대한 허용도가 넓다고는 하는데 부끄러울 정도의 수준이라 맹연습까지는 아니고 생활처럼 매일 영어 공부를 한다. 미국에서 만난 지인들이 한국에 오면 직접 데리러 가고 소개도 해준다. 그 친구들이 보기엔 내가 굉장히 미남이라고 한다. 제 키에 얼굴이면 승산이 있다고 해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를 묻자 조심스럽게 "장애가 있는 인물"이라고 답한 고준. 그는 '나의 왼발'이라는 작품에서 큰 영감을 얻었다며 "실제 지체 장애가 있는 분이 왼발에 붓을 꽂고 화가 연기를 하는데 처음엔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가 연기라는 사실을 알고 감탄했다. 대학도 지체 장애 역할을 연기해서 합격했다. 장애를 가진 분들에 대한 인터뷰도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했는데 그분들의 입장과 심정을 잘 대변해보고 싶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고준은 실력 있는 배우들을 알리기 위한 유튜브 채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고준은 "선한 영향력이 없다면 내일이라도 배우를 그만둘 자신이 있다. 나 혼자 잘 되면서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남을 돕는 것처럼 말하면 제가 너무 착해 보이겠지만, 사실 제가 여기까지 성장하면서 도움을 못 받고 늑대처럼 와서 너무 힘들었다. 누군가 나를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을 간절히 느껴서 과거의 저를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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