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미국 핵잠수함 건조 공급망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 생산 적체에 시달리는 미 해군의 틈을 K-조선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화가 미국 핵잠수함 공급망 진입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 해군의 주력 잠수함인 버지니아급(공격형)과 컬럼비아급(전략핵잠)의 건조가 생산 적체로 지연되는 가운데, 한화가 부품·모듈 공급과 건조 지원으로 파고들 여지를 노리는 것이다. 필리조선소 인수와 오스탈USA 인수 추진 등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행보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조선 역량이 미 해군 전력 재건의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생산 적체 빠진 美…잠수함 건조가 발목
미국은 버지니아급과 컬럼비아급 잠수함을 동시에 건조해야 하지만, 조선 인프라와 숙련 인력 부족으로 일정이 크게 밀려 있다. 노후 조선 기반과 인력난이 겹치면서 목표 건조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대중국 견제를 위한 수중 전력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된다. 미 해군이 동맹국 조선업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필리조선소·오스탈…美 거점 확보 승부수
한화는 미국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했고, 함정 건조업체 오스탈USA 인수도 추진하며 실사를 진행했다. 미국은 자국 군함의 해외 건조에 법적 제약을 두고 있어, 현지 거점 확보는 공급망 진입의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투자 조선업체의 참여 문을 열면서 한화의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

MRO에서 건조까지…K-조선의 큰 그림
한화의 구상은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유지·보수·정비(MRO)와 건조 지원까지 아우른다. 미 해군 함정의 MRO 시장 진입은 이미 K-조선이 발을 들인 영역으로, 신뢰를 쌓는 발판이 되고 있다. 여기에 잠수함 공급망까지 진입하면 협력의 깊이가 한층 깊어진다. 다만 군사기밀과 수출통제 등 넘어야 할 장벽이 남아 있어, 단계적 신뢰 구축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미국 핵잠수함 공급망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그만큼 성사됐을 때의 전략적 가치도 크다. 생산 적체라는 미국의 약점과 세계 최고의 건조 역량이라는 한국의 강점이 맞물리는 지점에 한화가 서 있다. 동맹 기반의 방산 협력이 수중 전력으로까지 확장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등 다음뉴스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