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23km/L? 전기차도 울고 갈 르노의 하이브리드 미친 성능”

프랑스 르노가 전기차 전환의 과도기 시장을 정확히 꿰뚫었다. 전기차로의 전환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했고, 그 결과 유럽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르노는 자사 하이브리드 기술인 E-Tech를 앞세워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점유율도 2020년 10%대에서 2024년 44%로 수직 상승했다.

핵심은 F1 기술에서 파생된 독자 파워트레인이다. 변속기를 아예 없애고, 엔진과 모터 각각에 기어 단수를 나눠 15가지 주행 모드를 구현한 무클러치 시스템은 르노만의 장점이다. 덕분에 도심 주행의 80% 이상을 전기모드로 운행할 수 있고, 실제 연료비도 내연기관 대비 40%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하이브리드가 아닌 ‘똑똑한 하이브리드’를 완성한 셈이다.

대표 모델인 ‘심비오즈’는 1.8L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160마력의 출력을 내면서도 무려 23.3km/L의 연비를 기록한다. 이는 소형차 수준의 효율이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8g/km에 불과해 환경 규제에도 유리하다. 심지어 전작보다 배기량이 커졌음에도 연비가 향상됐다는 점이 기술적 진보를 증명한다.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심비오즈는 4.4m의 콤팩트 SUV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624L의 트렁크 공간과 1000km 주행 가능 거리로 가족 단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대형 SUV ‘에스파스’ 역시 943L 트렁크, 연비 20.8km/L, 주행거리 1100km를 내세워 장거리 운전자를 정조준했다. 연비와 공간을 모두 잡은 전략이 실적에서 드러난다.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르노의 하이브리드 전환 전략은 시기적절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한 시장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한 덕분이다. 르노가 이대로 하이브리드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현대차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