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외무 "호르무즈, 2월 28일 이전으로"…통제·통행료 부과 반대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2월 28일 이전 상황으로 되돌리고 어떤 통제와 요금 부과도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이살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모든 국제 항로의 항해 자유 보장을 요구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홍해와 아덴만 등 주요 해상 통로는 어떤 나라도 국제적 대결 수단이나 압박, 위협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걸프 지역의 안보는 중동과 전 세계 안보의 핵심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걸프의 안정이 곧 에너지 안보와 국제 무역, 공급망 유지와 직결된다는 논리다.

"2월 28일이 기준선이 된 이유"

2월 28일은 미국과 이스라엘군이 합동으로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군사작전을 시작한 날이다. 그 뒤로 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 여러 나라에 대한 보복 공습을 시작했다. 이어진 중동 전쟁과 해상 폭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이 봉쇄됐고, 세계 시장을 향한 사우디의 원유 수출도 중대한 타격을 입었다고 파이살 장관은 밝혔다. 사우디가 특정 날짜를 명시해 원상 회복을 요구한 것은 그날 이전의 통항 질서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통행세는 받아들일 수 없다"

파이살 장관이 '통제와 요금 부과'를 함께 언급한 대목이 주목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상당 부분이 지나가는 좁은 길목으로, 이란 연안을 따라 항로가 형성돼 있다. 어떤 형태로든 통행세가 부과되면 산유국의 수출 채산성은 물론 국제 유가 구조 자체가 흔들린다. 사우디는 이 지역과 해상의 긴장 완화를 위해 주도적인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수중에서도 대결이 이어진다"

해협을 둘러싼 대치는 수면 아래에서도 진행 중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지난 9월 8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최신형 무인 잠수정(UUV)을 나포했다고 주장하며 공식 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다. 파이살 장관은 이 지역 전체에 대한 대량살상무기 사용과 전투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걸프 산유국들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사우디의 요구는 이란을 직접 겨냥하지 않으면서도 통항 정상화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다만 호르무즈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없이는 풀기 어려운 구조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여러 제안이 오갔지만 아직 합의로 이어진 것은 없다. (사진 출처=이란혁명수비대 세파뉴스·뉴시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