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이것’으로 월 1억 벌어요.

미술 하면 쫄쫄 굶는다는 말은 이제 진짜 옛날이 되었다. 이제는 제대로 된 디자인 작업물 하나만으로도 아파트 한 채는 거뜬히 사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 퇴사 후 단칸방에서 시작해 달에 월 1억이라는 수익을 올린 한 디자이너를 소개해 본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IT 대기업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며 부업으로 7년째 이모티콘을 만들고 있는 봄테일 작가입니다. 현재 7개가 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만들었으며, 최대 월 1천만 원 이상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어요.

Q. 부수입으로 월 1천, 이모티콘 덕분이겠죠?

네 맞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의 첫 이모티콘이 출시하자마자 6위를 해서 처음부터 꽤 큰 수입을 벌었어요. 당시 막 퇴사를 한 때였는데, 그래서 뭐를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잘 안되면 어때, 단돈 10만 원이라도 벌 수 있다면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카카오에 제안서를 보냈죠. 그런데 바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서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로 계약하게 됐어요. 하지만 바로 상품을 출시하기에 상품성이 떨어져서 6개월동안 무한 수정을 거쳐 겨우 이모티콘을 출시하게 됐는데, 그게 6위를 하게 된 거예요. 그때를 기점으로 지난 7년간 약 100개 이상의 기획을 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겨 월 1천만 원을 벌게 됐답니다.

Q. 퇴사를 한 게 신의 한 수였군요.

사실 회사에서 근무 환경이 너무 열악했어요. 야근을 밥 먹듯이 해, 건강이 상당히 망가졌었죠. ‘내가 창작자로서 어떻게 일해야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수천 번 한 것 같아요. 그러다가 회사를 떠나게 된 건데 사실상 퇴사하자마자 다음 날 아침부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에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잘된 게 이모티콘이고요, 그 이후로는 회사에 다니면서 이모티콘 작업을 부업으로 병행하게 됐습니다.

Q. 원래부터 캐릭터 관련 디자인 업무를 했었나요?

아니요. 심지어 처음에는 캐릭터에 관심도 없었어요. 원래 하는 일이 미디어 디자인과에서 웹/영상/포스터를 만들다가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던 거거든요. 첫 회사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모티콘이나 캐릭터 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캐릭터도 한번 그려봐’라고 했는데 신나 하며 아이디어 스케치를 잔뜩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한 거예요. 엄청 짜릿했어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일러스트레이터로는 실력이 부족해도 캐릭터는 조금 더 쉽게 시작할 수 있겠어’ 그때부터였어요.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게.

이런 낙서로 시작한 그림

제가 그린 캐릭터를 블로그에 꾸준히 올렸더니 한번은 연예인 기획사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요청해서 돈을 벌기도 했어요.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모티콘으로 큰돈을 벌게 될 줄은 몰랐고, 때마침 일하고 싶었던 회사에 합격해 다시 회사생활을 하게 되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부업으로 이모티콘을 출시하게 된 거예요.

Q. 이모티콘 시장이 요즘은 레드오션이라는데..

맞아요. 사실 지금은 정말 많은 이모티콘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오죠. 제 경우는 잘 팔리는 이모티콘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요.

첫째로, 상위권에 있는 이모티콘 중에 내가 가능한 캐릭터 찾기! 작가들은 모두 성향이 다르고 잘 표현하는 영역이 따로 존재해요. 그래서 무작정 이쁘고 귀여운 걸 따라 하기보다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의 이모티콘을 시도하는 게 중요해요. 찾고 특징을 분석하고 내 거를 만드는 거죠. 제 경우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흰색 동물 캐릭터, 커플 이모티콘이라는 특징을 찾아내었고 제 그림 스타일을 녹여서 최대한 귀여운 캐릭터를 디자인했어요.

두 번째로는 구매자의 성향과 특징을 녹여낸 이모티콘 만들기. 저는 캐릭터를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서 구매할 대상자가 과연 마음에 들어 할까를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투표도 하고 의견을 구했어요. 구매자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 이모티콘인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개발해 낸 캐릭터가 수천만 원의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했답니다.

그 중 셀렉 시안

Q. 그렇게 돈을 잘 벌시는데.. 왜 회사로 돌아갔는지 궁금해요.

이모티콘 수명이 길지가 않아요. 첫 출시 후 3개월이 지나면 다른 신규 이모티콘에 밀려 수익이 뚝! 하고 떨어져요. 게다가 50위 안에는 진입해야 직장인 평균 월급 수준의 월수입을 벌 수 있는데 이 또한 보장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넥스트를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잘될 때는 월수입이 최대 1,000만 원을 넘기도 하지만 출시 개수가 적을 때는 월 50~100만 원을 벌기도 하니까 불안정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봐야 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직장 월급은 생활비로 사용하고, 캐릭터로 얻는 수입은 모두 저축해서 새로운 장비, 교육 등에 투자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이모티콘을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5평 원룸에서 연습장에 낙서하면서 시작했는데, 2023년 현재 개인 소유의 신축 아파트에서 작업을 하게 됐답니다.

Q. 회사 일과 병행하면 눈치 보이지 않나요?

회사에는 부업 활동을 특별히 알리지 않았어요. 저는 부업을 하더라도 주변에 알리는 것을 권장하지 않아요. 부업을 하는 게 밝혀지면 태업하는 거로 오해할 수도 있고.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선입견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저는 회사 업무 시간에는 최선을 다해 일하면서 좋은 성과도 꽤 많이 만들어 냈는데요. 어찌 됐든 회사에 다니면서 병행하는 경우는 무조건 소소하게 시작하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언제나 퇴근하고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 아이디어 스케치를 해두었다가 주말에 시간을 내서 8시간씩 진도를 나가는 방식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제작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그림체도 변하고 완성까지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해서 바짝 일하는 기간을 정해두고 달리는 거죠. 회사 일이 바쁠 때는 이모티콘 활동을 완전 쉬기도 했어요. 우선순위는 돈 받는 일이기 때문에 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었죠.

Q. 앞으로도 계속 이모티콘 작업을 하실건가요?

사실 지금은 이것저것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와디즈에서 <이모티콘 작가로 월 1천 만들기>라는 주제로 전자책을 제공하는 펀딩을 진행했는데, 정말 깜짝 놀란 게 총펀딩 금액만 2억 가까이 되는 거예요. 매일 아침부터 새벽까지 정말 나의 모든 노하우를 제대로 공유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프로젝트인데 많은 분이 관심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

펀딩을 제안 주신 PD님께서도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됐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사실 저는 모든 시행착오를 제가 직접 온몸으로 겪으면서 성장한 케이스다 보니 캐릭터 작가 지망생들이 나처럼 힘들게 고생하면서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고자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세세하게 다 기록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노력과 정성, 저만의 인사이트들이 다른 분들이 보기에 충분히 가치 있다고 평가해 주신 것 같아요.

Q. 이모티콘 작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

저는 사실 엄청나게 재능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늘 생각해 왔어요. 남들보다 그림을 특출나게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저에게 있는 한 가지 재능을 꼽자면 그건 바로 ‘끈기’예요. 저는 누구보다 끈질기게 반복하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이거든요. 고등학교 시절에도 입시 미술학원에서 제가 제일 느리게 그리는 편이었는데 꾸준히 제 것을 계속하니 대학교 입학할 때쯤에는 제가 제일 잘 그리는 사람이 된 거예요.

어떤 특출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보다는 제가 하기로 한 일을 잘하기 위해서 저만의 길을 가는 것, 그러다 보면 결국 내가 그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이 되면서 나만의 그라운드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너무 잘하는 사람을 쫓아갈 필요 없이 그냥 내 길, 내 것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