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하나의 지혜이다.
_발타자르 그라시안
아무래도 싫은 사람, 어떻게 해야할까요?
10명의 사람이 있다면 내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7명은 내게 관심이 없고, 2명은 나를 좋아하고, 1명은 나를 싫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누구든 어떤 타인에게는 무조건적인 비호감을 느낀다는 말입니다. 나한테 뭔가 잘못해서 손절한 관계도 있겠고,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끔찍하게 싫은 사람이 있겠죠.
근데 이렇게 ‘싫다’는 감정은 사실 알러지 반응일 수 있습니다. 싫은 사람을 억지로 좋아할 필요 없는 이유와, 싫은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만 할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싫은 사람과 굳이 친해질 필요가 없는 이유 #사회적_알레르겐
“나는 저 사람이 싫어. 도무지 안 맞아. 어쩔 수 없지 뭐!”
이처럼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싫은 사람은 그냥 싫은 거고, 아무리 노력한다고 그를 좋아하게끔 내가 바뀌지도 않습니다. 아마 특히 학교, 군대, 직장 같은 곳에서 도저히 맞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려 노력해봤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잘 지내는 정도로 보였을지 몰라도, 마음까지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일은 거의 없죠.
그런데 문제는 선량한 사람이 누군가를 싫어하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 경우입니다.좋아하려고 노력해도 혐오감을 지울 수 없고, 그래서 또다시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심하면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기까지 하죠.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싫은 사람까지 좋아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어차피 좋아질 수 없으니까요!

사회적 알레르겐에는 답이 없습니다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대학교의 마이클 커닝햄 Michael R. Cunningham 은 ‘사회적 알레르겐 social allergens ’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사회적이라는 말은 교제의 의미이며, 알레르겐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사회적 알레르겐이란 인간관계 알레르기를 말합니다.
마이클 커닝햄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특정한 인물에게 밀이나 꽃가루 등과 비슷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입니다. ‘쩝쩝거리면서 음식을 먹는 게 싫다’, ‘체취만은 도저히 못 참겠다’, ‘다리를 계속 떠는 사람이 싫다’와 같이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 버릇 등에 종종 혐오감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참을 수 있어도 여러 번 자주 반복되면 알레르기를 가지게 됩니다.
몸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일단 알레르기 반응이 형성되면 더는 어쩌지 못합니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복숭아는 비타민이 매우 풍부하니까 반드시 먹어야 해”라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특정한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아무리 좋아하려고 해도 몸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사회적 알레르겐도 마찬가지입니다. 싫어하는 사람이 근처에 있기만 해도 과호흡 상태가 나타나 숨을 쉬지 못하거나, 말을 제대로 할 수 없거나, 몸이 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경험해보셨을지도 모릅니다. 만약에 이렇게 되면 이제는 운명이라고 단정 짓고 최대한 그 사람의 곁에 다가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싫은 사람을 억지로 좋아하려 노력하는 대신,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인간관계에도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지.”
“도저히 안 맞는 사람과 억지로 잘 지낼 필요 없어.”
집착 대신 체념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요.

#2분 만에 기분 나쁜 생각에서 벗어나는 법 #집중력_효과
싫은 사람을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마주쳐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학교 선배, 군대 선임, 직장 상사가 정말 싫은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게다가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매일 마주쳐야만 하는 사이라면요? 마주칠 때마다 불쾌한 감정이 들겠죠. 그 외에도 기분이 쉽게 나빠지는 일은 도처에 널려있습니다.
가볍게 식사하러 갔을 뿐인데 절교한 친구가 유독 좋아하던 음식이었다는 게 떠오를 때, 길을 걸었을 뿐인데 헤어진 연인과 닮은 사람을 발견했을 때, 자려고 누워 이불을 덮었을 뿐인데 갑자기 무척 창피했던 기억이 떠오를 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대신에 한 곳을 응시합시다.
불쾌한 일이 머리에 떠오르면 우리는 도리질을 치며 ‘더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해’라며 자신을 설득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대체로 실패합니다. 생각하지 않겠다고 생각할수록 점점 더 머리에 그 생각만이 또렷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하지 말고 대상 하나를 정해서 가만히 응시해보세요. 볼펜 끝이든 집의 벽에 걸려 있는 시계든, 하늘의 구름이든 뭐든지 상관없습니다.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다른 일에 집중하면 쓸데없는 일이 생각나지 않는 법입니다.

응시하고 집중하는 행동의 효과
미국 텍사스대학교의 벤자민 베어드 Benjamin Baird 는 대학생 79명을 모아서 절반의 그룹에게는 ‘헤어진 연인만은 생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헤어진 연인이 조금이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면 컴퓨터의 스페이스 바를 누르라고 지시했습니다. 나머지 절반에게도 ‘헤어진 연인만은 생각하지 말라’고 하고 동시에 컴퓨터 화면의 한 점을 계속 응시하라고도 전했습니다. 한 점을 응시하다가 그래도 머릿속에 헤어진 연인이 떠오르면 스페이스 바를 누르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실험 시간 중에 스페이스 바를 누른 횟수는 다음의 그래프와 같았습니다.

그냥 생각하지 않도록 하면 한 점을 응시하며 생각하지 않도록 한 그룹보다 약 두 배나 많이 머릿속에 떠오른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시각적 집중만으로 나쁜 기분을 몰아낼 수 있는 ‘집중력 효과’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싫은 사람, 최대한 피하는 게 답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대신에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기도 아까운 이 시간을 즐겁게 살아봅시다.
▼싫은 사람에게 신경을 끄는 심리 기술 알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