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시장선 금리인상 전망 강화

케빈 워시가 22일(현지시간)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시를 의장으로 지명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급등과 으로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지명자 /사진 제공=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워시는 이날 백악관에서 연준 의장으로 취임 선서를 하며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연준 의장이 백악관에서 선서를 하는 것은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이후 처음이다.

워시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미 국채 장기물 금리 급등 등 연준이 수많은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취임하게 됐다. 이란전쟁은 트럼프가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지 약 한 달 이후 발발했다.

이번 주 공개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긴축 기조를 당초 예상보다 오랜 기간 유지하는 편을 지지하며 물가 상승률이 계속해서 2%를 넘을 경우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최근 몇 주 동안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은 현재 금리를 높게 유지시키는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무시할 수 있는 일시적인 공급 충격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또한 트럼프가 원하는 금리인하가 여전히 가능하지만 시점만 늦어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주 “공급 충격보다 더 일시적인 것은 없다”며 “한두 번 더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온 뒤에는 상당한 물가 압력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번 주 블룸버그TV에서 “케빈 워시 덕분에 올해 금리 인하를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측근들은 지난해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도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희망과 달리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인상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연방정부의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도 연준이 금리인상을 진지하게 고려해 한다고 평가한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물가가 계속 상승할 경우 실제로는 연준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친 것 같은 효과를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SMBC 아메리카스의 조셉 라보르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전쟁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약 1%p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단행된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되돌리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보르냐는 올해 초까지 베선트의 선임 고문을 지냈다.

라보르냐는 워시가 연준 내 긴축 움직임을 늦출 수 있을지, 애초에 그가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정책 결정자들은 결국 경제 지표가 말해주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워시는 정책과 금리는 경제적 타당성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또 그는 금리인하에 대해 트럼프와 그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트럼프도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겠다며 워시에게 “누구도 신경쓰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라”고 말했다.

앞서 이번 주 트럼프는 워시가 이끄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이를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둘 것”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제임스 이글호프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발언이 워시 체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 범위를 넓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에는 많은 고객들이 백악관이 금리인상에 강하게 반대할 것이고 따라서 연준도 금리인상을 주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의 발언은 채권시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도록 재조정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략가들은 정치적 제약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는 연준이 2027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며 “워시의 독립성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면 우리는 2026년 말과 2027년까지 금리인상을 전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워시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제롬 파월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트럼프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워시의 측근들은 지난달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트럼프가 워시와 직접 경제 상황에 논의하기 시작한 만큼 워시가 트럼프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워시가 트럼프가 원하지 않는 조치를 취할 경우 특히 베선트의 지지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평가한다. TS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는 “가장 중요한 내부 전략은 워시가 먼저 베선트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글호프는 워시 체제의 첫 몇 달이 특히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시는 그동안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강경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초반의 조치가 그의 신뢰성을 입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글호프는 현재 금리인하를 어렵게 만드는 여건들이 시험대로 작용하는 동시에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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