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가 개봉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이스트 사극의 표본으로 회자되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차기작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사극에 서구적인 장르 문법을 이식한 독특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최종 관객 수 477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사극 영화 흥행 9위에 올랐지만, 평단과 대중의 시선은 다소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영화의 배경은 양반과 탐관오리의 횡포가 절정에 달했던 조선 철종 13년이다.
잦은 기근과 관의 수탈로 백성들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자, 지리산을 근거지로 한 의적 집단 지리산 추설이 전면에 등장한다.
이들은 군도, 백성을 구하라는 기치 아래 억압받는 이들을 위해 직접 무기를 들고 권력에 맞선다.

배우 하정우가 연기한 주인공 도치는 본래 저잣거리에서 소와 돼지를 잡던 백정 돌무치였다.
그는 권력자 조윤의 계략에 휘말려 가족을 모두 잃고 자신마저 화상을 입은 채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다.
지리산 추설에 합류한 그는 머리를 밀고 도치라는 이름을 얻으며 혹독한 수련을 거듭한다.
백정 시절 다져진 완력에 푸줏칼 두 자루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독보적인 전투 캐릭터로 성장한다.

강동원이 분한 조윤은 19세에 무과 장원 급제를 한 조선제일검으로, 무예와 지략을 모두 겸비한 인물이다.
하지만 창기의 자식이라는 얼자 신분의 한계로 인해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깊은 내면의 상처를 안고 있다.
인정받지 못한 욕망은 비뚤어진 권력욕으로 변질되어 삼남 지방 최고의 대부호이자 냉혹한 수탈자로 군림한다.

배우 이성민은 지리산 추설의 우두머리 대호 역을 맡아 중심을 잡는다.
부패한 상관을 베고 화적의 길을 선택한 그는 동료들에게 노사장이라 불리며 조직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극 후반 조윤과의 일대일 결투는 베테랑 무관 출신다운 묵직한 전투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군도: 민란의 시대는 평론가들로부터 세련된 연출과 장르적 변주에 대해 동시기 개봉작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대중 사이에서는 실험적인 전개 방식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등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주연진의 연기와 압도적인 시각 효과 덕분에 477만 관객을 동원하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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