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골을 넣지 못해도 출전 자체가 위협이다[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2. 11. 2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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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이 마스크를 쓴 채 16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도하|권도현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우루과이전에 뛸까. 뛴다면 선발일까, 교체일까. 뛰지 않을 수도 있을까.

손흥민의 우루과이전 출전, 역할에 대한 팬들의 생각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기려면 출전하는 게 좋은데 혹시 모르는 추가 부상을 걱정하는 게 팬심이다. 일부는 “뛸 만한 컨디션이면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추가 부상이 걱정된다. 일단 쉬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종적으로 출전 여부는 손흥민, 파울루 벤투 감독을 중심으로 대표팀이 결정한다. 어떤 결정이든 우려는 존재하게 마련이다. 뛰었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어쩌나, 또 다치면 어쩌나. 결장할 경우,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 패하면 어쩌나.

기자는 손흥민이 어떤 식으로든 우루과이전에 출전하리라 예상한다. 그건 손흥민이 있음, 없음에 따라 한국 전력뿐만 아니라 우루과이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루과이 코치진이라고 가정해보자. 손흥민은 최고 경계 대상이다. 그가 최고 컨디션일 때도 그렇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단 하나다. 손흥민이 빨리 뛰기 시작하면 누구도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전력 질주를 할 수 있는 한, 그는 변함없는 경계 대상 0순위 공격수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한 뒤에 “스프린트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뛰는 속도는 여전히 빠르다는 뜻이다. 우루과이도 이를 잘 들었을 것이다.

손흥민 출전은 그 자체로 우루과이에 최대 위협이다. 그가 최전방에 있다면 수비수는 최소 2명이 그를 마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손흥민이 이들과 몸싸움을 하지 않고 피해 다녀도 좋다. 설사 손흥민이 외곽으로 빙빙 돈다고 우루과이가 손흥민을 소홀히 다룰 수는 없다. 어디에서든 공을 잡고 질주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게 손흥민이다.

손흥민이 외곽으로 수비진을 끌고 다녀도 좋다. 그렇게 되면 중앙은 엷어진다. 그 공간을 이재성, 작은 정우영 등 빠른 공격수들이 파고 들면, 찬스를 잡을 수 있다. 손흥민이 중앙을 건강하게 지키든, 외곽으로 돌든 손흥민 존재 자체는 우루과이에 최대 위협인 동시에 한국에게는 최고 카드다. 손흥민이 해결사가 될 수도 있지만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조력자 또는 미끼가 될 수 있는 게 축구다.

한국은 우루과이에 맞서 수비적으로 나갈 것이다. 선취골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끌어가는 게 1차 목표다. 동시에 필요한 게 역습에 특화한 공격수다. 명실상부한 최고 적임자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한 뒤 비슷한 말을 반복하고 있다. ▲스프린트에 지장이 없다 ▲1% 가능성만 있어도 뛰겠다 ▲마스크는 편안하다 ▲선수에게 어느 정도 위험성은 상존한다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 등이다. 손흥민은 “위험을 어디까지 감수할지는 내 몫”이라며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과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그 정도 리스크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전 중요성을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도 인지하고 있다. 아프고 불편해도 위험성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손흥민은 우루과이전에 뛸 것이다. 손흥민이 과거처럼 건강하게 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가 골을 넣을 수도 있고 반대로 부진할 수도 있다. 그래도 손흥민이 뛰는 게 우루과이에 최대 위협인 동시에 한국에게는 든든한 보루다. 그게 슈퍼스타, 대표팀 주장, 키플레이어가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다. 추가 부상없이 우루과이 진영을 뒤흔들 수 있다면 그걸로도 족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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