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 잡으니 사상 최대 실적쇼…'먹구름' 낀 반도체, 이곳은 웃는다

한지연 기자 2024. 9. 23.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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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등 이른바 범용 반도체 수요를 이끄는 전방산업의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가운데, AI가속기와 서버 등 AI 관련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면서다.

반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 인텔은 대규모 구조 조정을 단행하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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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여야 반도체도 뜬다/그래픽=김다나

반도체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등 이른바 범용 반도체 수요를 이끄는 전방산업의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가운데, AI가속기와 서버 등 AI 관련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면서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HBM(고대역폭메모리),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각각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다.

AI 시장 성장이 곧 HBM과 eSSD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HBM은 대표적인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반도체로 AI가속기에 탑재된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D램 매출은 전분기보다 24.8% 증가한 229억달러(30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트렌드포스는 HBM 등 고부가 제품 출하량이 는 것이 전체 D램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봤다. HBM은 일반 D램보다 5~7배 가량 가격이 비싸다.

주요 메모리반도체 기업들 가운데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만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 증가세를 보인 것 역시 HBM 출하량 확대가 전체 D램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34.5%로 1분기(31.1%)보다 늘었다.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 사양인 5세대 제품 HBM3E를 지난 3월 세계 최초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43.9%→42.9%, 마이크론은 21.5%→19.6%로 소폭이지만 감소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용 데이터센터 서버에 탑재되는 eSSD의 수요가 급증한 것도 AI 시대 도래에 따른 것이다. AI용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20배 이상의 서버를 구축해야 한다. HBM이 '빠른' 정보 처리를 돕는다면 eSSD는 막대한 저장 용량이 강점이다. 트렌드포스는 AI 애플리케이션으로 저장장치 수요 증가로 2분기 전세계 eSSD 매출이 57억3840만달러(7조7000억원)로, 전분기보다 57.2% 늘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3분기에도 eSSD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모리보다 업황 회복이 더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도 AI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회복세를 책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재 수요가 약한 반면 AI HPC(고성능컴퓨팅)에 주로 사용되는 3~5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선단 공정이 중심이 돼 내년엔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5년 시장 성장률을 20%로 추정했다.

AI 중심 반도체 쏠림이 심화되면서 이에 따른 기업 희비도 엇갈린다. AI가속기를 사실상 독점한 엔비디아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한 TSMC, HBM 선두 주자인 SK하이닉스는 순항 중이다. 엔비디아는 '사상 최대 실적쇼'라고 불리는 호실적을 연이어 기록 중이다. 엔비디아의 '짝꿍' SK하이닉스도 덩달아 날개를 달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특히 올해 3분기 SK하이닉스가 매출 128억3400만달러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찍고, 인텔(121억6000만달러)을 뛰어넘고 반도체 기업들 가운데 3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한 인텔은 대규모 구조 조정을 단행하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PC와 모바일 수요의 더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3분기엔 HBM과 고용량 eSSD 같은 AI 관련 제품 경쟁력이 실적 측면에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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