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독대 요청에 “상황 보자”…윤 대통령은 왜 ‘떨떠름’ 할까

권태호 기자 2024. 9. 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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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3일 뉴스뷰리핑]
한겨레신문 9월23일치 3면 사진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9.23) 아침신문에는 남부지방의 가을 폭우와 비 개인 뒤 맑은 가을 하늘을 보여준 사진이 여러 신문에 나란히 실렸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 독대 제안

② 시선, 클릭!

- 9월 날씨 전망

- 서울 9~10월 축제

- 10~20대 우울증 늘어

- 자영업자 75%, 월 100만원 못 벌어

- 70살 이상 취업자 200만명

③ Now and Then : 우리 지금 만나(리쌍 + 장기하, 2009)

① 차이의 발견

#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 독대’ 제안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제안했습니다. 이 ‘독대 제안’을 대통령실이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향후 국정과 정국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한동훈 대표의 독대 제안

1)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져

- 한동훈 대표의 ‘대통령 독대 제안’은 지난 토요일(21일) 밤, 채널A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 ‘여권 핵심 관계자’발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인 만큼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 의료 개혁과 관련해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못하는 이야기를 속 터놓고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습니다.

- 그리고 다음날인 어제 일요일(22일) 오후,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저희가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독대한다면, 허심탄회하게 여러가지를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2) 독대 요청 이유

- 24일 ‘용산’ 만찬은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의 만남입니다. 추석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19일 대통령실이 밝혔습니다.

- 애초 이 만찬은 지난 8월30일 한동훈 대표 출범을 맞아 열리려 했으나,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유예’를 언급한 직후, 대통령실이 돌연 추석 이후로 무기한 연기한 바 있습니다.

- 이날 만찬에는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들, 주요 당직자, 대통령실에서는 비서실장, 정책실장, 안보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대략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 이런 만남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분명합니다. 체코 순방에서 막 돌아온 윤 대통령이 ‘체코 원전 수주 성과’를 장황하게 얘기하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건배. 이게 윤 대통령이 그리는 모습입니다.

- 그렇게 되면, 한 대표는 20여명 가운데 one of them이 되고, 국정난맥과 정국 혼란을 불러일으킨 윤석열 정부의 모든 과오에 대한 공동책임자 이미지가 드리워집니다.

- 그러니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은 이를 탈피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 최선은 ‘독대’를 통해 뭔가 합의점을 이뤄내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선 ‘독대’가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한 대표로서는 큰 성과가 됩니다. 심지어 ‘독대’가 거절당하더라도, 한 대표 입장에서는 ‘독대를 요청했다’는 것만으로도 대중들에게 ‘나는 윤석열 대통령과 다르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설령 요청이 거절당하더라도 정치적 손해가 아닙니다.

3) 한 대표의 초조

- 이번 ‘독대 제안’에는 한동훈 대표가 ‘더 이상 계속 끌려가다간, 미래가 없다’는 생각도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점점 커지면서, 대통령 지지율의 심리적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어 국민의힘 내부에 공멸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 자포자기가 되면, 각자도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 그동안의 ‘이미지 정치’도 한계에 부딪힌 한 대표로서는 여당 대표로서 뭐라도 성과를 내놓아야 당도, 개인에게도 미래가 있습니다.

- 이번 독대 제안은 그 첫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4면 그래픽

2. 머뭇거리는 윤석열 대통령

1) 떨떠름한 반응

- 대통령실은 어제 오후 기자들의 질문에 “만찬을 하기로 했으니 상황을 좀 보겠다”고만 말했습니다.

- 당내 일부 친윤계에선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진 것을 두고 ‘언론 플레이’라며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2) 윤 대통령, 머뭇거리는 이유

- ‘윤-한 독대’가 이뤄지면, 한 대표가 요구할 사항은 정해져 있습니다. 최대한 완곡한 표현을 쓰겠지만,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 △김건희 여사 사과 등입니다. 이 2가지 사안에 대해 윤 대통령은 현재로선 전혀 생각이 바뀐 게 없습니다. 그러니 만나봤자, 이견만 확인하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고집불통’ 이미지만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독대’에서의 대화 내용이 보안이 지켜진다는 신뢰도 없으니, 터놓고 얘기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대통령 입장에서는 ‘독대 만남’ 자체가 부담스럽고 손해라는 인식이 강할 것입니다.

- 무엇보다 한동훈 대표가 지난 20일 조선일보 인터뷰에 이어 21일 채널A를 통한 ‘독대 요청’ 기사까지, 대통령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불쾌감과 불안함이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 대표는 “대통령실 생각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데, 불편해지는 게 싫다고 편들어야 하나”, (김 여사 명품백 수수에 대해선) “분명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3. 보건복지부와 의사단체의 요지부동

- 이런 가운데 실질적 협상 당사자인 보건복지부와 의사단체들은 요지부동 ‘치킨 게임’을 계속 벌이고 있습니다.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제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나와 “2025년도 입학 정원은 이미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마감됐기 때문에 변경이 어렵다. (2026학년도 정원은) 의료계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시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는데, ‘의료계가 대안 제출하면, 검토하겠다’는 식은 마치 결재권자가 된 듯한 모양새입니다.

-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22일 한겨레에 “2025학년도 정원 논의 없이는 학생과 전공의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다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여야의정 협의체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협상의 실질적 주체는 정부와 의사단체입니다. 여야 정치권은 매개체일 따름입니다. 그런데 양 주체가 이처럼 전혀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사이에 낀 환자들과 국민들만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입니다.

4. 언론보도

1) 기사 제목

한겨레 = 한동훈 ‘용산만찬 전 독대’ 요청...대통령실 “상황 보자” 미적(3면)
경향 = 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에 지도부 만찬 전 독대 요청(3면)
한국 = “내년 의대 증원 유연하게” 한동훈, 尹에 독대 요청(1면)
동아 = 韓측 “내일 용산 만찬전 尹 독대 요청”, 용산 “상황 좀 봐야”(5면)
중앙 = ‘윤-한 갈등’ 분수령 될 내일 만찬...김 여사 리스크 풀까(8면)
조선 = 尹 대통령에게 독대 요청한 한동훈(1면) / 여권 “만찬서 단합만 외치다 끝나면 위기 돌파 어려워”(6면)

- 대부분 신문들이 대체로 한동훈 대표의 ‘독대 요청’ 사실 위주로 제목을 뽑았고, 한겨레 동아는 대통령실 반응을 같이 맞세웠습니다. 지난 20일 한동훈 대표 인터뷰를 한 조선일보는 1면에 ‘독대 요청’ 스트레이트 기사 외에, ‘독대 요청’을 바라는 여권의 목소리를 상보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이미 사설, 칼럼 등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과 거리두기 외에 윤석열-한동훈 가운데 한동훈 쪽으로 기울어진 듯한 모양새를 강하게 띄고 있습니다.

2) 사설 제목

한겨레 = ‘대통령 독대 요청’ 한동훈 대표, 실질적 성과 끌어내야

한국 = 윤·한 회동, 밤샘 논의라도 해서 정국해법 찾아라

② 시선, 클릭!

# 9월 날씨 전망

## 서울 9~10월 축제

### 10~20대 우울증 늘어

#### 자영업자 75%, 월 100만원 못 벌어

##### 70살 이상 취업자 200만명

③ Now and Then

오늘 노래는 리쌍(feat 장기하와 얼굴들)의 ‘우리 지금 만나’(2009)입니다.

Leessang _ Let's Meet Now (FEAT. Jang Gi Ha And Faces) _ MV (youtube.com)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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