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보험硏 연구위원 "발달장애, 최저임금 미적용…전용연금 필요"

11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 회의실에서 보험연구원과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공동주최한 '민영보험의 발달장애 포용성 확대방안'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사진=박준한 기자

발달장애인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장애인 전용 연금 활성화를 검토하고 생명보험청구권신탁 등을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발달장애인은 근로능력 저하 때문에 최저임금제도가 적용되지 않아 소득활동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수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보험연구원과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공동주최한 '민영보험의 발달장애 포용성 확대방안' 세미나에서 '국내 발달장애인 현황 및 민영보험의 역할 확대 방안'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이 위원은 "발달장애인은 지체장애 중심의 일반적인 장애인과 다른 특성을 보이는 만큼 일관된 보장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보장이 필요하다"며 "장애 관련 데이터 구축, 공적보장제도 확대, 정책적 지원으로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이 상당히 낮은 데다 이들의 근로능력이 정상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고용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이 때문에 소득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나이와 중증 정도에 따라 장애인연금과 기초급여 등 소득상실분 보전액을 다 합해도 월 43만원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장애 치료에 필요한 비용은 대부분 비급여라 사실상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부담해야 할 몫이 크다.

이런 가운데 지적, 자폐성장애 등 발달장애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18세 이하 전체 인구 중 발달장애 비율이 0.49%였으나 2022년에는 0.79%까지 높아졌다고 추산했다. 발달장애인으로 등록한 인구도 같은 기간 19만명에서 26만명까지 급증했다. 특히 전체 인구가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 위원은 "발달장애는 선천적, 영구적 장애로 평생의 돌봄이 요구돼 사회적 비용이 높은 장애 유형으로 해외에서는 발달장애를 새로운 사회적 리스크 중 하나로 인식하고, 공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실손의료보험 지급금 규모 중 발달지연 치료비의 최근 5년간 청구액이 6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인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그는 발달장애인의 의료보장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치료비 급여화 및 복지제도 내 치료비 지원 확대 시 실손보상 범위를 재점검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급속히 증가하는 발달장애 인구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일상생활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보장 범위를 넓힌 상품 개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