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겉모습만 보면 감자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식물학적으로도 영양학적으로도 완전히 다른 식재료가 있다. 바로 ‘토란’이다. 토란은 땅속줄기에서 자라나는 알줄기 식물인데, 부드럽고 끈적한 식감 덕분에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국이나 탕의 재료로 널리 쓰였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놀라울 정도로 높은 편인데, 무게 대비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보다 높다는 연구도 있을 만큼 주목받는 식품이다. 최근에는 토란의 건강 효과와 함께 토란탕이라는 전통 음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어떻게 끓여야 진하게 맛있고 영양까지 챙길 수 있을까? 토란탕의 핵심은 손질과 끓이는 순서, 그리고 재료의 조합에 달려 있다.

토란의 끈적임은 제거해야 제맛이 산다
토란은 껍질을 벗기고 그대로 조리하면 끈적한 점액이 국물에 섞이면서 비릿하거나 텁텁한 맛이 날 수 있다. 이 점액은 수용성 당단백질 성분으로 건강에 나쁘지는 않지만, 조리 전 반드시 소금물에 살짝 문질러 씻어주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점액기를 제거해주는 것이 맛과 향을 살리는 핵심이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국물이 탁해지고 다른 재료와 어울리는 맛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토란 껍질에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있기 때문에 맨손으로 만지기보다는 장갑을 착용해 손질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기 육수는 국물의 풍미를 결정짓는다
토란탕은 국물 요리인 만큼 어떤 육수를 쓰는지가 전체 맛의 방향을 결정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소고기 양지를 이용해 육수를 내는 것이고, 여기에 무, 대파, 통마늘 등을 넣고 끓이면 잡내 없이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고기는 한 번 데쳐 불순물을 제거한 뒤 깨끗한 물에서 푹 끓이는 것이 좋다.
약 40분 정도 중불로 푹 우려내면 뽀얀 국물이 우러나오는데, 이 상태에서 토란을 넣고 다시 끓이면 토란에 육수 맛이 잘 배어든다. 기름기를 줄이고 싶다면 중간에 뜨는 기름을 수시로 걷어내주는 것도 필요하다.

토란은 너무 오래 끓이면 흐물거려 식감이 떨어진다
토란은 익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육수가 완성된 다음에 넣고 끓이는 시간이 중요하다. 10~15분 정도면 충분히 익기 때문에 너무 오래 끓이면 부서지고 퍼지면서 특유의 쫄깃함이 사라진다. 감자와 달리 토란은 중심까지 익는 시간이 짧고, 겉이 먼저 무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넣고 오래 끓이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고기와 함께 넣는다면 고기가 거의 익은 다음, 마무리 단계에서 토란을 넣고 끓여야 제 식감이 유지된다. 여기에 양파, 대파, 버섯 등을 함께 넣으면 식재료 간의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된장이나 간장은 감칠맛을 더해주는 보조재다
기본적으로 토란탕은 맑은 국물로 끓이지만, 된장을 아주 소량 풀어 넣거나 국간장으로 감칠맛을 더하면 깊은 맛을 만들 수 있다. 된장은 전체 국물 맛을 탁하게 만들 수 있으니 많이 넣지 않고 한 숟가락 정도만 풀어주면 토란의 고소함과 조화를 이루기 좋다.
간장은 맛간장보다는 진간장 또는 국간장을 사용하는 것이 깔끔한 맛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마늘은 다진 마늘보다는 통마늘을 그대로 넣고 끓인 뒤 건져내거나 으깨서 마지막에 풀어주는 방식이 좋고, 후추나 참기름은 취향에 따라 마무리 간에 넣으면 된다.

보관 시에는 토란과 국물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토란은 익은 뒤에도 계속 국물에 담겨 있으면 식감이 쉽게 무르고 퍼지기 때문에, 먹고 남은 토란탕을 보관할 때는 국물과 토란을 따로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다. 특히 냉장 보관할 경우 토란이 쉽게 냉기를 흡수해 단단하게 굳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데워먹을 때는 따로 끓여서 다시 말랑하게 되살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토란을 전자레인지에 단독으로 데우면 흐물흐물해지기 쉬우니, 육수에 함께 넣고 중불에서 천천히 데우는 것이 가장 맛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다소 번거로워 보여도 이 작은 차이가 완성도 높은 토란탕을 만드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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