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만으로 이뤄진 소설, 아청법 처벌 대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영상물이 아닌 텍스트로 이뤄진 소설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는지 질문이 계속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온라인 창작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정제되지 않는 내용의 웹소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가상 인물만을 다루지 않고 실제 인물을 등장시킨 소설도 유통된다.

쉽고 간편한 콘텐츠 생산은 부적절하게 느낄 수 있는 성적 묘사도 쉽게 접하게 만든다.

이에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이 접한 소설이 음란물이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는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실제 한 포털사이트 질의응답 섹션에는 미성년자의 성을 묘사하는 소설을 집필하려고 한다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에 저촉되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아청법’은 처벌이 강해 미성년자 성적 묘사가 등장하는 소설에 대해 작가와 독자 모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관련 부처 담당자를 통해 소설에 대한 아청법의 적용 범위와 법원 판단, 그리고 현재 법적 쟁점을 짚어봤다.

◇ 음란물 규제, 성인·미성년자 모두 보호… ‘아청법’, 미성년자 보호 초점

음란물 규제는 '출판법', '정보통신망법', '성폭력처벌법' 등에 따라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먼저 음란물 규제는 ‘출판법’, ‘정보통신망법’, ‘성폭력처벌법’ 등에 따라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음란하다’라는 건 기준이 모호해 현재도 정부 부처와 기관에서 과거 대법원 판례가 활용된다.

2008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음란물은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할 뿐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한 것”으로, “과도하고도 노골적인 방법에 의해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묘사”한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표현물 제작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전체적인 내용을 관찰해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 결과를 보면 국내에선 4종의 소설 시리즈가 음란성을 이유로 유해간행물로 지정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전체적인 맥락을 보고 판단하는 음란물 규제를 적용하면 이야기 구성을 갖춘 소설은 음란물로 판단될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실제 음란물로 판정되는 소설 사례들이 나온다.

지난해와 올해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 결과를 보면 국내에선 4종의 소설 시리즈가 음란성을 이유로 유해간행물로 지정됐다.

‘출판법’에 따라 결정되는 유해간행물은 국내 오프라인 및 온라인에서 유통이 금지된다. 위원회의 유해간행물 폐기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정보통신망에서의 음란물 유통 중단을 결정한다. ‘정보통신망법’은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행위를 금지했는데 방미통위는 이를 근거로 심의한다.

소설은 문언에 해당해 방미통위 심의 대상이다. ‘정보통신망법’은 해당 음란한 정보를 유통한 사람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규정했다.

◇ 성평등가족부 “텍스트, ‘아청법’ 대상 아니야”

‘아청법'은 미성년자를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돼 음란물 규제 대비 강한 처벌이 이뤄진다. / 게티이미지뱅크

‘아청법’은 미성년자를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돼 음란물 규제 대비 강한 처벌이 이뤄진다.

특히 ‘정보통신망법’과 달리 ‘아청법’은 소비자도 처벌한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아청법’이 정의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교, 자위 등의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지난해와 올해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 결과를 보면 국내 소설로는 4종의 소설 시리즈가 음란성을 이유로 유해간행물로 지정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화상은 전자기기 화면으로 보는 게 아니라 인물 그림을 의미한다. 성착취물 정의에 사람만이 아니라 표현물이 들어가 있어 동영상과 사진 이외에 가상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화나 애니메이션도 대상이다.

성평등가족부는 ‘아청법’이 모든 형태의 콘텐츠를 다루는 건 아니며 화상·영상 형태여야 단속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텍스트로 구성된 소설은 현행 ‘아청법’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소설에 성적 행위를 그린 삽화가 들어간다면 ‘아청법’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야 해 ‘아청법’ 적용이 쉽지 않다.

◇ 유통방식·심의대상 등에 따라 법 적용 달라

소설에 실제 인물 설정을 가져와 등장시킨다면 어떨까. 창작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주문 제작을 하는 나페스·알페스 소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알페스 소설은 아이돌 가수 등의 실제 인물을 등장시키고, 나페스는 독자도 등장인물로 넣어 소설 속에서 유명인과 연애 관계를 갖는 소설이다. 해당 장르 소설을 창작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돈을 받고 요구에 따라 나페스 소설을 제작해주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이러한 나페스, 알페스 소설에 실제 미성년자 아이돌이 등장해도 텍스트만으로 성적 행위를 묘사한다면 현행 ‘아청법’으로 다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음란하다고 한다면 ‘정보통신망법’이나 ‘성폭력처벌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아이돌 본인이 직접 피해를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하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미통위는 공개적으로 유통하는 소설이어야 ‘정보통신망법’의 불법정보 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본인이 음란물을 제작하고 개인적으로 보기만 하는 경우는 방미통위의 음란물 규제 대상이 아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주문 제작 같은 경우 법적인 부분에서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회원제나 폐좨적인 경우라도 전파 가능성이 있다면 심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미통위는 나페스 플랫폼의 창작 활동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전했다.

나페스 소설에 대해 간행물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출판법’에 따라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이 등록되지 않은 간행물은 심의 권한이 없다”며 “출판사가 발행한 게 아닌데 음란물로 여겨지면 경찰이 ‘형법’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팩트체크 결과,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소설은 ‘아청법’이 정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형태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처벌 사례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텍스트만으로 이뤄진 소설, 아청법 처벌 대상이다?’라는 명제는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소설이 음란물 규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결코 아니다. 이야기 중간에 사진이나 삽화를 사용하는 경우는 아청법 처벌 대상 될 수 있다.

현행법상 소설은 ‘정보통신망법’으로는 방미통위, ‘출판법’으로는 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음란물 판단이 이뤄지고 처분된다.

성평등가족부는 실제 인물을 등장시키는 소설은 명예훼손으로도 접근 가능하다고 봤다.

※ 최종결론 : 사실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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