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손 잡고 극장에 갔다가 어른이 더 펑펑 울고 나온다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351만 명이 관람하고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휩쓴 픽사의 '코코'입니다. 개봉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가족 영화 추천 목록에서 이 작품이 빠지는 일은 좀처럼 없죠.

음악이 금지된 집안의 음악 소년
주인공 미겔은 뮤지션을 꿈꾸는 멕시코 소년입니다. 문제는 집안 대대로 음악이 금기라는 것. 증조할머니 코코의 아버지가 음악을 하겠다며 가족을 떠난 뒤, 이 집안은 음악을 원수처럼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꿈을 포기할 수 없던 미겔은 '죽은 자들의 날' 축제 날, 우연히 산 자의 세계를 넘어 죽은 자들의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죽은 자들의 세상
이 영화의 첫 번째 충격은 비주얼입니다. 형형색색의 빛으로 가득한 죽은 자들의 도시, 금잔화 꽃잎으로 놓인 다리, 화려한 축제의 풍경까지. 죽음을 어둡게 그리는 대신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축제로 표현한 상상력에 관객들은 압도됐습니다. 멕시코의 전통 명절을 스크린에 옮긴 픽사의 공력이 빛나는 대목이죠.

리멤버 미, 아카데미가 인정한 노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리멤버 미'의 멜로디를 기억할 겁니다. 극 중에서 여러 버전으로 변주되는 이 곡은 이야기의 열쇠이자 눈물 버튼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함께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코코'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습니다.

국내 351만, 눈물의 장기 흥행
국내에서도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누적 관객 351만 명을 넘기며 장기 흥행을 이어갔고, 극장을 나서며 눈이 빨개진 어른들의 후기가 이어졌죠. 기억과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가 국경을 넘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흥행이었습니다.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코코'가 건네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한 그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워하는 얼굴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유독 깊게 박힐 겁니다.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 조용히. 손수건을 준비하고 보시길 권합니다.
명절이나 연말처럼 가족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에 다시 꺼내 보면 그 울림이 배가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진첩 속 오래된 얼굴들이 문득 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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