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밖 작가와의 아주 사적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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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본 듯한 오래된 건물들에 이끌렸을까요.
일상이 흘러가는 것처럼 매일 오가는 거리에서 마주친 그림이었지만, 계속 여운이 남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그림만큼 '솔직담백' 그 자체인 우아미 작가와의 대화를 글로 옮겼습니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외롭고 공허할수록 물질적인 것에 기대던 자신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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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본 듯한 오래된 건물들에 이끌렸을까요.
일상이 흘러가는 것처럼 매일 오가는 거리에서 마주친 그림이었지만, 계속 여운이 남아 ‘작가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가 끝나고서야 작가와 연락이 닿아 인터뷰 약속을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전시 제목처럼 ‘낡음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작가로만 알고 그의 화실로 향했습니다. 그녀가 ‘낡음’에 왜 주목하게 됐는지 이야기를 듣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녀의 그림만큼 ‘솔직담백’ 그 자체인 우아미 작가와의 대화를 글로 옮겼습니다.
‘우리는 왜 오랜 친구를 만나면 시답지 않은 옛날이야기를 하며 웃고 떠들까’, ‘어차피 비공개이면서 왜 밤늦게 복구된 ‘싸이월드’ 계정을 들여다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추억이 주는 힘‘ 아닐까요.
그녀를 마주하고 앉으니 서른셋, 젊은 청년 작가답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 지방을 떠나 더 큰 도전을 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원래 자기가 겁이 많다며 웃어 보였습니다.
우아미 작가는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에서 대학 공부를 하고, 입시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개인 작업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러면서도 붓을 놓은 적은 없었습니다. 사람을 워낙 좋아해 원래 인물 위주의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20년 가까이 그림이 ‘일상’이었던 그녀가 잠시 붓을 놓은 건 아이를 낳으면서입니다.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그때 나는 0(영)’이었다고 합니다.
사랑스러운 아기가 있었지만, 내면의 외로움이 찾아왔습니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키고 선 건물들이 정겹게 느껴진 건 그때부터였을까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열정이 샘솟았습니다.
“이게 난데...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좋아해서 관계 속에서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는 사람.”
그래서 ‘낡음’에 주목했는지도 모릅니다.
‘낡음’에서는 허영심을 찾아보기 어렵고, 낯선 도시의 풍경에선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추억이 주는 힘’ 같은 게 있으니까요.
우아미 작가도 한때 ‘심오한 그림을 그리고 싶던 시절이 있었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작업을 하면서 깨달았답니다. ‘그림 같은 일상’을 발견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
최근 화실을 연 우아이 작가는 그곳에서 다시 사람들을 가르치고, 육아를 하며 틈틈이 아이의 성장을 그림으로 기록합니다. “그리지 않으면 똑같은 하루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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