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돈이 쏟아진다는 주파수 영상은 대체 뭘까?

이 사진을 보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인데 요즘 유튜브에서 ‘돈 들어오는 주파수’ 영상이라는 게 인기라고 한다. 대부분 3시간에서 10시간 정도로 긴 영상인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봤다는 건데 ‘유튜브에 돈 들어오는 주파수라는 게 있던데, 이런 주파수가 효과가 있는 건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돈 들어오는 주파수’ 영상은 특정 주파수가 담긴 영상을 반복적으로 들으면 돈이 생긴다고 설명하는데, 그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자연과 가장 흡사한 주파수 432Hz’, ‘DNA 복구 주파수 528Hz’ 등 영험한 힘이 있는 특정 주파수를 담았다는 것. 두 번째는 현금, 금괴 등의 물건에서 고유 주파수를 추출해 영상에 담았다는 거다. 근데 이거 정말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일까?

먼저, 432Hz가 자연과 가장 가까운 주파수라는 게 사실인지 과학저술가로 활동중인 박재용 작가에게 물어보니, ‘자연과 가장 가깝다’는 개념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라고 한다.

박재용 과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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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가청 주파수 범위 내) 이 모든 주파수의 소리를 다 내거든요. 그중에 어떤 것 하나를 특정해서 자연과 가까운 주파수라고 이야기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얘기거든요."

528Hz가 DNA를 복구해주는 주파수라는 것 역시 잘 납득하기 어려운 건데,

박재용 과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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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고장이 났다는 건 그 체인의 일부가 깨졌다는 이야기인데 이거를 복구해 주는 건 DNA 옆에 있는 효소들이 해주는데 이 효소가 (DNA를 복구)하는 방법은 진동수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과학적으로는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는 건데, 주파수 영상에 ‘효과가 있다’는 간증 댓글이 달리는 건 왤까. 박재용 작가는 주파수 영상의 인기를 유튜브 판 ‘복권 명당’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박재용 과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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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는 굉장히 되기 어렵지만 어쨌건 한 번에 한 명씩은 되잖아요. 그런데 로또 판매하는 장소로 치면 확률이 확 올라가죠. 로또 명당이라고 소문이 나면 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고. 그러면 거기서 새로 또 당첨될 확률이 높은 거고. 사는 사람이 많으니까. 주파수도 그거랑 비슷한 거 같아요."

유튜브에서 유행 중인 주파수 영상 주제는 돈뿐만 아니라 연애, 다이어트 등등 다양한데, 전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파수 영상의 주제에 대해 절박한 사람일수록 더 자주, 오래 영상을 시청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그래서 혹시나해서 듣기 시작한 주파수는 곧 될 때까지 듣는 무한반복 재생이 되기 쉽고, 이게 행여나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인과관계가 없어도 ‘이게 다 주파수 때문이야’라는 간증도 나올 수 있겠다.

박재용 과학 작가
“그런 거 보는 사람은 뭔가 자기가 절박하거나 필요하거나 이런 식으로…또는 혹시라도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듣겠죠. 내일 경매가 있다든가 아니면 로또를 샀다든가. 이렇게 이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듣지 않겠어요?"

다만 사람들이 주파수 영상에서 얻는 심리적 안정감까지 부정하긴 어렵다. 한국산업심리학회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주파수가 섞여 있는 백색소음은 청취 시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백색소음을 들으면 심리상태가 안정될 때 발생하는 ‘알파파'(8~13Hz)가 증가하고, 불안할 때 발생하는 ‘베타파’(14~30Hz)는 감소한다는 거다.

시냇물, 폭포, 낙엽 밟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 역시 주파수와 관련돼 있었는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숲의 소리는 전 주파수별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신체이완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주파수를 들으면서 사그라든다면 다행이지만, 영상을 듣는 것만으로는 변하는 게 없으니 너무 의존하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