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판서 '증거 시기' 두고 양측 설전…언성 높이기도

박현준 기자 2023. 3. 17. 18: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대장동 의혹 이후 故김문기 보고 문제
이재명 측 "경기지사 시절…관계 없어"
검찰 "채택돼…넘어가는 거 용납 안돼"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고 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1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관련된 증거의 '시기'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강하게 대립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앞선 공판에 이어 이날도 검찰 측의 증거조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서로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증거를 제시했다. 다만 김 처장이 이 대표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제기 이후 자료를 제공했다는 증거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이의를 제기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사건 쟁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한 부분인데 해당 증거는 경기도지사 때"라며 "쟁점과 관련있다면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과 피고인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설명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은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김 전 처장의 보좌를 받아온 게 확인이 된다"며 "김 전 처장과의 관계가 성남시장 시절에서 단절된 게 아니고 이어졌기 때문에 성남시장 시절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없단 정황을 입증하기 위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도지사 시절 김 전 처장에게 많은 협조를 받았다고 언론에서 답변했는데 그걸 증거조사 하겠단 건가, 바쁜 시간에 상관없는 부분을 하나하나 이야기하시는 의미가 뭔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검찰은 "별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니고 절차에 따라서 증거가 채택됐기 때문에 증거 내용을 말씀드려야 한다"며 "김 전 처장을 알게 된 시점이 허위사실 공표이기 떄문에 관련도 있다"고 답헀다.

분위기가 과열되자 재판부는 "그렇게까지 하셔야겠냐. 이 부분은 강약이 다르니까 조정해달란 취지인데 감정적으로 (대립하는가)"라며 중재에 나섰다. 그러면서 "관련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다 읽겠다는 건 재판부 입장에서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증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거들의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피고인 측에서 주장할 순 있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다는 걸 밝혀야 한다"며 "분량을 줄여달라는 건 수용하고 조절할 수 있지만 관련성 없어 간단히 하고 넘어가자는 건 수용할 수 없어서 강하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복잡하게 내용 하나하나 읽을 필요 없이 보여주면서 취지를 말하면 양해를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언급했고, 재판부도 적당히 설명하는 것으로 증거조사를 하는 게 어떻냐고 권유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고 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17. myjs@newsis.com

재판 말미 변호인 측은 "격렬한 소송을 하다보면 예의에 벗어나는 일들이 있는 듯 하다"며 "조금씩 톤을 낮추고 사건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검찰 측도 "공감한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었다"며 재판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대표는 재판을 마치고 나오며 '두 번째 공판을 마쳤는데 심경이 어떤가', '검찰 의견에 대해 말해달라', '지지자들도 많이 와 있는데 할 말 없는가'라는 질문에도 별다른 대답 없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 대표는 대선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방송사 인터뷰와 국정감사 등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 등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봤다. 김 전 처장은 지난 2021년 12월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될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이 대표와의 관계 등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한 방송에 출연해 김 전 처장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고 답했는데, 검찰은 이 발언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재판에서 검찰은 이 대표가 생전 김 전 처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증빙할 문건 등을 제시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증거로 제시된 증거 상당 부분을 반박하여 검찰이 억지를 부린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소환장이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대장동 재판을 마치고 나오며 증인으로 출석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