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부동산 시장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특히 서울 동북권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30% 이상 급락한 실거래가 매매도 이뤄지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을 점검했다.
◇매수세 확 줄어

우선 최근 가격 동향을 보면 7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는 0.07% 내려, 9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낙폭은 2020년 4월 8일 조사(-0.07%) 이후 최대폭이다.
수도권은 조정폭이 더 크다. 7월 마지막 주 0.08% 내렸다. 2019년 4월 22일(-0.1%)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광주(-0.26%), 오산(-0.23%), 의정부(-0.2%) 등의 하락세가 컸다. 인천은 검단·송도신도시에서 약세를 보이며 0.1%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3.7로 직전 주(84.4)보다0.7포인트 떨어졌다. 2019년 7월 둘째 주(83.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3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산출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작아질수록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적다는 뜻이다.
서울 5개 권역별로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 포함된 동북권의 매매수급지수가 직전 주(77.9)보다 0.7포인트 하락한77.2로 가장 낮았다.
◇가격도 급락

서울에서 최근 집값 낙폭이 큰 곳도 도봉(-0.17%), 노원(-0.15%), 성북(-0.15%), 강북(-0.14%) 등 서울 동북권 지역이다. 일주일 사이 하락폭으로는 급락에 해당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동아아파트 전용면적 88㎡ 는 작년 8월 11억원(10층)에 팔렸지만 8월 11일 그보다 2억2000만원 급락한 8억8000만원(13층)에 거래됐다. 노원구 월계동의 한진한화그랑빌 84㎡는 작년 6월 10억5000만원(16층)까지 올랐으나, 지난달에는 8억5500만원(14층)에 팔렸다. 이밖에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45㎡는 작년 7월 기록한 최고가(7억2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떨어진 6억원에 최근 거래됐다.
◇최근 몇 년 급등세가 부메랑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최근 2~3년 사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가 활발했다. 강남이나 한강변 등과 비교해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는 물론,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 두려는 젊은층의 ‘패닉 바잉’ 수요까지 몰리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것이다.
이때 상황을 보면 2020~2021년 노원구 아파트 값 상승률은 17.7%로 서울 내 1위를 차지했다. 도봉(13.4%)도 서울 평균(11.3%)을 앞질렀다. 비교 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2017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노원구 아파트값은 70.9% 오르며 서울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도봉구(54.3%)도 서울 평균(45.7%)을 크게 앞질렀다.

이런 뒤늦은 열기가 지금은 부메랑이 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 매물은 6월 17일 기준 1298건으로 한 달 전(1168건)보다 11.1% 늘었다. 노원구(5231건)도 한 달 사이 아파트 매물이 10.7% 늘었다. 도봉구는 같은 기간 7.3% 늘었다.
여기에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채’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노·도·강 매물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매수세는 실종되면서 올 들어 5월까지 노·도·강 아파트 거래량은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노도강은 젊은층의 갭 투자(전세 낀 매매)가 많이 몰렸던 지역이라 집값이 탄탄하게 형성되지 못했다”며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는 지역들”이라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서민들이 대출을 많이 받아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대거 나섰던 지역 중심으로 가격이 큰 조정을 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당분간 회복 어려울 듯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9.3으로 지난주(90.1)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11월 둘째 주(87.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은 지난주보다 0.9포인트 내린 86.3을 기록했고, 지방은92.8에서 92.0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집값 전망을 보면 금리가 계속 올라갈 전망이라 당장 매수세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워낙 커서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 쉽지 않아 집값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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