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의 ‘변심’은 무죄다…벤치 선수 믿고 전술 유연해졌다

김창금 2022. 12. 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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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유연한 전술 변화, 선수들의 뛰어난 수행 능력, 똘똘 뭉친 팀 분위기.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돌풍을 일으킨 극적 배경의 다양한 요소다.

벤치에 앉은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벤투 감독과 두둑한 신뢰를 과시했고, 이런 팀 분위기는 우루과이전에서 상대의 슈팅 2개가 골대를 맞고 나가는 행운 속에서 더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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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한국 ‘16강 드라마’ 찍기까지]
이강인·조규성 막판 적극 활용
손흥민·황희찬의 수준급 수행능력
벤치 선수들도 ‘원팀’으로 뭉쳐
손흥민이 2일(현지시각)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알라이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감독의 유연한 전술 변화, 선수들의 뛰어난 수행 능력, 똘똘 뭉친 팀 분위기. 여기에 행운까지….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돌풍을 일으킨 극적 배경의 다양한 요소다. 벤투 감독은 본선 진출 이전에 보였던 고집불통의 모습과 달리 유연하게 선수를 기용했고,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검증된 선수들은 훌륭하게 작전을 수행했다. 벤치 멤버까지 원팀 정신으로 뭉치면서 12년 만의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 이강인과 조규성의 ‘외부 효과’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 우루과이까지 이강인(마요르카)과 조규성(전북)은 주전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2차 가나전에서도 후반 투입돼 33분을 뛰었고, 조규성은 2차전에 비로소 선발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3차전에서는 둘 다 선발로 나섰다. 이 변화가 조별리그 1~3차전의 ‘신의 한 수’가 됐다. 축구팬들은 “재미있다” “월드컵에서 이렇게 잘한 것은 처음 본다” 등의 찬사를 내놓았다. 그 배경엔 이강인의 날카로운 크로스, 조규성의 뛰어난 골 결정력이 있었다. 애초 벤투 감독은 수비 가담력이나 국외파에 대한 선호도 등 주관적 판단에 따라 이강인과 조규성을 1선택으로 보는 데 인색했다. 하지만 두 선수를 활용하면서 ‘외부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의 변심은 무죄다.

이강인이 2일(현지시각)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포르투갈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알라이얀/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빌드업, 점유율보다 실리 전략

벤투 감독은 빌드업과 점유율을 강조한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달랐다. 우루과이,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후방에서 한번에 길게 공을 올리거나,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좌우 전개를 통한 롱볼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상대가 강한 만큼 수비를 내리고, 밀집도를 높여서 압박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공세적 경기를 편 가나전에서는 점유율(64%-36%) 우위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포르투갈전에서는 점유율(38%-62%)에서 밀렸으나 이겼다. 브라질과 예정된 16강 경기에서 빌드업과 점유율을 무리하게 욕심냈다가는 낭패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벤투 감독은 잘 알고 있다.

■ 손흥민, 불멸의 선수 되나?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 경기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결정타는 손흥민의 개인 능력이 발판이 됐다. 황희찬의 무결점 마무리도 환상적이었지만, 중앙선 아래서부터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한쪽으로 끌어당겼고 막판 가랑이 사이 패스로 승리의 길을 열었다. 보호 마스크로 인한 시야 장애와 부상 악화의 위험으로 1·2차전 어려움을 겪었지만, 3차전에서 슈퍼스타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벤치에 앉은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벤투 감독과 두둑한 신뢰를 과시했고, 이런 팀 분위기는 우루과이전에서 상대의 슈팅 2개가 골대를 맞고 나가는 행운 속에서 더 뜨거워졌다. 3차 포르투갈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몸을 맞고 흐른 공을 김영권(울산)이 낚아채 골로 연결한 것은 팬들에게 통쾌함을 안겼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약팀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것이 축구다. 체력과 개인기가 부족하다면 전술로 보충할 수 있다. 이강인의 왼발, 조규성의 결정력, 손흥민과 황희찬의 역습 능력은 한국의 자랑이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도 둔탁하게 붙으면서 연장이나 승부차기까지 염두에 두는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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