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돌아왔지만 길이 막혔다"…스타트업 생태계, 다음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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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3년간의 한파를 지나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나 회복의 온기는 균등하지 않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AI·딥테크에 자본이 쏠리는 사이 초기 투자와 회수 시장은 여전히 막혀 있고, 글로벌 자본과의 연결고리도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키노트에 나선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투자의 양극화'와 '초기 투자 위축'을 주요 도전 과제로 지적했다. 전체 투자 건수는 늘었지만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어 생태계의 저변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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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AI(인공지능)·딥테크 분야 쏠림과 초기·회수 시장의 병목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다음 무대는 결국 글로벌이며, 정부는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규제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3년간의 한파를 지나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나 회복의 온기는 균등하지 않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AI·딥테크에 자본이 쏠리는 사이 초기 투자와 회수 시장은 여전히 막혀 있고, 글로벌 자본과의 연결고리도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28~29일 부산에서 열린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스생컨) 2026'에 참석한 스타트업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진단에 공통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스생컨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해 온 대규모 행사로 일반적인 스타트업 행사와 결이 다르다. 창업자보다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VC(벤처캐피탈), AC(액셀러레이터), 정부기관, 대기업, 학계, 언론 등 '조력자'를 주축으로 한다는 점에서다.

그는 "지난해 벤처투자 건수가 8542건으로 2021년 정점을 넘어섰다"면서도 "회복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1분기 100억원 이상 대형 딜 57건 중 95.2%가 딥테크에 집중됐다"고 했다.
초기 투자 비중은 2022년 27%에서 올해 1분기 20%로 떨어졌고 여성 창업자에 대한 투자 비중은 8%에서 2%로 하락했다. 수도권 투자 비중은 80%까지 치솟았다. 회수 시장의 경우 40~50%가 IPO(기업공개)에 의존하는 반면 M&A(인수합병) 비중은 5%에도 못 미쳤다.
아울러 그는 미국 법인으로 본사를 옮긴 한국계 스타트업, 이른바 'K-디아스포라(타국 이주)'가 약 200개에 달한다는 점을 짚으면서 "한국에서 고용과 사업을 함에도 본사 소재지 문제로 지원에서 배제되는 구조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 '투스톤앤선즈(TWOSTONE&Sons)'의 자회사인 인에이블X의 한경욱 이사는 "일본 정부의 유니콘 100개 창출 계획에도 불구하고 도쿄증권거래소의 IPO 요건 강화, 일본은행 30년 만의 금리 정상화로 회수 시장은 더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 글로벌 4대 벤처 강국으로 가려면 정부의 '명확한 규제'가 필요하단 지적도 제기됐다. 세계 최대 VC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한국 지사를 이끌고 있는 박성모 총괄은 "한국 창업자들이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충분히 도전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스탠퍼드나 버클리 같은 명문 대학의 동문 네트워크를 '이너서클' 진입의 강력한 발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투자유치 시에는 한국계 VC와 현지 VC를 적절히 혼합해 라운드를 구성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권욱진 사제파트너스 이사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투자받을 때 발생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숫자"라며 "글로벌 매출이 성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 한국 법인이든 미국 법인이든 상관없이 디스카운트가 거의 사라진다"고 말했다.
2부 산업 세션에서는 일률적 규제가 아닌 산업별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게임 산업과 관련해 송재준 크릿벤처스 대표는 "전체 문화 수출의 70%를 담당함에도 불구하고 전용 모태펀드 계정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게임 전용 모태펀드 계정 신설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 △기업부설연구소 R&D(연구개발) 세제 혜택 기준 완화 등을 비롯해 영화계 스크린쿼터제에 준하는 수준의 적극적인 게임 산업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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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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