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아들’ 황인범, 발끝으로 ‘구국의 영웅’됐다
월드컵 A조 1차전서 체코에 2:1 ‘역전승’
황인범, 후반 22분 득점… 역전 발판 마련
후반 35분 오현규 득점 도우며 어시스트
84분 그라운드 활약… ‘최우수 선수’ 꼽혀

[충청투데이 정현태 기자] '대전의 아들' 황인범이 위기에 빠졌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구출해 냈다.
대전의 축구 시스템이 길러낸 황인범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월드컵 무대에서 완벽한 기량을 과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핵심 미드필더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대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승리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을 전방에 배치했다.
황인범은 백승호와 함께 중원을 책임지며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았다.
좌우 윙백 자리에는 이태석과 설영우가 섰고, 스리백은 김민재를 중심으로 이기혁과 이한범이 함께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한국은 전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체코를 몰아붙였다.
손흥민이 전반에만 5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공세를 펼쳤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 14분 스로잉 상황에서 체코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순간 한국을 살린 건 대전에서 나고 자란 황인범이었다.
대전문화초, 유성중(대전시티즌 U-15), 충남기계공고(대전시티즌 U-18)를 거쳐 대전시티즌에서 프로 데뷔 후 네 시즌 동안 활약하며 지역 축구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황인범의 노련미가 빛났다.
후반 22분 황인범은 영리하게 수비 사이 공간을 파고들어 이강인이 전방으로 찔러준 날카로운 패스를 받았다.
이어 페인팅으로 수비수를 벗겨낸 뒤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침착하고 감각적인 칩슛으로 체코의 골망을 흔들며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황인범의 맹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35분 황인범은 오른쪽 측면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오현규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2대1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날 84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황인범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특히 패스 시도 81회(73회 성공), 볼 터치 93회,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내 터치 5회 등 주요 지표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 기록을 쏟아내며 명실상부한 '중원사령관'임을 입증했다.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을 맞이한 황인범의 성숙함과 완성도가 정점에 달했다는 평가다.
첫 단추를 잘 꿴 홍명보호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같은 경기장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멕시코 역시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대0으로 꺾어 사실상 이번 경기가 A조 1위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홈 이점을 안고 있는 멕시코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대전이 키워낸 황인범의 발끝이 매섭게 살아있는 만큼 한국이 또 한 번의 이변을 연출할지 지역 축구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현태 기자 tt664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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