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조 3008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준중형 SUV다. 8년만에 3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3008 하이브리드는 디자인과 실내 구성에서 확실한 변화를 보여준다.
최근 시승한 모델은 최상위인 GT 트림이다. 푸조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인 'STLA 미디엄'이 처음 적용됐고, 48V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가격은 4990만원이다.
3008 하이브리드는 전장 4545mm, 전폭 1895mm, 전고 1650mm로 이전 세대보다 전반적으로 커졌다. 패스트백 형태의 루프라인과 플로팅 스포일러, 사자 발톱 형상의 주간주행등이 조합돼 도심형 SUV 특유의 세련되고 스포티한 인상을 만든다.
전면부는 그라데이션 그릴을 적용해 엠블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퍼지는 구조다. 후면부 역시 사자 발톱을 형상화한 테일램프가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낸다. 공기저항계수는 SUV로서는 낮은 0.28Cd를 달성했다. 10.6m의 최소 회전반경은 주차와 유턴 상황에서 체감상 부담을 줄인다.


실내는 차세대 '파노라믹 아이-콕핏'이 최초 적용됐고 운전자 위주 각도로 배치된 구조 덕분에 운전시 집중도를 높여준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대시보드 위에 떠있는 듯한 21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가 하나로 이어진 구조로 상당히 현대적이고 최첨단인 느낌을 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없어도 내비게이션을 보는 데 불편함이 거의 없다.
크기가 작은 D컷 스티어링 휠은 손에 감기는 느낌이 좋고 조작시 무게감도 적당하다.
GT 트림에는 통풍·열선·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시트와 상체 쏠림을 줄여주는 어댑티브 볼스터가 적용됐다. 실제 착좌감이 좋고 옆구리를 안정적으로 잡아줘 코너링할 때나 장시간 주행에도 부담이 적다.


다만 센터 콘솔의 수납공간은 조수석 위주로 배치돼 운전자 입장에서는 팔을 크게 뻗어야 하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디자인 중심의 설계가 실용성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3008 하이브리드는 1.2L 3기통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48V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합산 출력은 유럽 기준 145마력이다.
정지 후 출발 시에는 전기모터가 먼저 개입한다. 시속 20~30km 이하에서 부드럽게 굴러가며, 가속 페달을 더 밟으면 엔진이 자연스럽게 개입한다. 일반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보다는 풀 하이브리드 성격을 더 갖고 있다.
브레이크 해제만으로 전기모드 저속 주행이 가능한 'e-크리핑', 정체 구간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저속 이동하는 'e-큐잉' 같은 특성은 실제 도심 환경에서 제대로 체감이 된다. 푸조에 따르면 일반적인 도심 환경에서 전체 주행 시간의 약 50%를 엔진 개입 없이 주행할 수 있다.


가속은 폭발적이지 않다. 대신 속도가 붙으면 꾸준하게 상승하는 타입이다. 배기량이 작은 만큼 '그르렁' 거리는 엔진 소리는 비교적 또렷하게 들린다. 내연기관 감성을 좋아하는 운전자에게는 무난하지만, 정숙성을 중시한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e-DCS6)는 이질감이 크지 않고 일상 영역에서 부드럽게 반응한다.
회생 제동은 비교적 강하게 설정됐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바로 감속이 이뤄진다. 특히 저속과 중저속에서 효과가 크다.
덕분에 정체 구간에서는 브레이크 조작 횟수가 줄어든다. 고속 주행 영역에서는 회생 제동 개입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서스펜션은 전반적으로 단단한 편이지만 도심과 교외 환경에서 안정적인 차체 움직임과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코너에서는 차체 움직임이 과하지 않고, SUV치고는 운전이 부담스럽지 않다.
다만 노면이 고르지 못한 구간에서는 차체가 살짝 튀는 느낌이 전해진다. 정숙성도 최상급은 아니다. 하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고속에서의 풍절음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는다.
19인치 휠을 장착한 3008 하이브리드의 공인 복합연비는 14.6km/L다. 시승 결과는 14.4km/L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극단적인 효율보다는 가솔린 SUV 대비 안정적인 연비를 제공하는 성격에 가깝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88L, 뒷좌석을 접으면 1663L로 패스트백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공간 활용성은 준수하다.
푸조 3008 하이브리드는 파워로 승부하는 '운전이 즐거운 하이브리드 차'가 아니다. 대신 디자인, 인테리어 완성도, 도심 친화적인 주행 감각이 강점이다. 과장된 스포츠성 대신, 디자인과 일상 활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성격이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