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8강행 이끈 조병현 "내 공이 어디까지 통할지 궁금했다…목표는 MLB 진출"

신서영 기자 2026. 3. 1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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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조병현 / 사진=신서영 기자

[인천=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SG 랜더스의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값진 경험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조병현은 2026 WBC 일정을 마치고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당일 휴식을 취한 그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로 출근해 가벼운 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범경기 합류는 오는 19일 LG 트윈스전이 될 전망이다. 이숭용 SSG 감독은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내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모레부터 정상적으로 합류한다. 나라를 대표해서 가서 열심히 했으니 이제는 관리를 잘 해서 팀을 위해 한 시즌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조병현은 이번 WBC에서 대표팀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그는 4경기에 구원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유일한 피안타는 일본과 1라운드 2차전에서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뿐이었다.

특히 8강 진출이 걸렸던 지난 9일 호주와 1라운드 최종전에서 빛나는 투구를 선보였다. 그는 8회말 등판해 1.2이닝을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한국의 7-2 승리와 함께 17년 만의 8강행을 이끌었다.

대회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에서도 1이닝을 단 10개의 공으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조병현은 시차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시차 적응은 다 끝났다"며 "어제(16일) 귀국한 뒤 한숨도 자지 않았던 덕분에 오늘(17일) 푹 자고 일어났다. 비행기에선 처음 이륙 직후 바로 잠들었고 이후에는 계속 깨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WBC에서 8강에 진출한 야구 대표팀은 전 좌석이 비즈니스석으로 구성된 전세기를 타고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했다. 8강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한 뒤에도 알래스카를 경유하는 전세기에 탑승해 인천으로 돌아왔다.

전세기 탑승 소감에 대해 조병현은 "비즈니스석은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편했다. 비즈니스석을 타면 장거리 이동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이어 "알래스카는 창 밖으로만 봤다. 밖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날씨가 추웠다. 오랜만에 눈도 봤다"고 덧붙였다.

도미니카공화국과 8강전은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 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렸다. 조병현은 "확실히 좋은 구장에서 던지니 새로웠다. 나중에 한 번 더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 WBC는 너무 꿈만 같은 대회였다. 다시 던지라면 못 던질 것 같을 정도로 긴장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특히 8강 진출 여부가 걸렸던 호주전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그는 "8회말 1사 1루에 올라갔는데 첫 타자 볼넷을 주고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어떻게든 잡아보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행히 9회초 공격 때 점수가 나서 (8강에)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제가 막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 긴장감이 컸다. 어떻게든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9회말 위기 상황에서는 외야 수비의 도움도 받았다. 우익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호수비로 조병현의 부담을 덜어줬다. 9회말 1사 1루에서 릭슨 윙그로브의 장타성 타구가 나왔지만 이정후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이에 조병현은 "맞는 순간 흠칫했지만 타구를 보자마자 (이)정후 형이 근처에 있는 걸 보고 무조건 잡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잘 잡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이정후의 호수비로 2아웃을 잡아낸 조병현은 마지막 타자 로건 웨이드를 3구째 내야 뜬공으로 정리하며 한국의 17년 만의 8강행을 확정 지었다.

그는 "홈런 한 방이면 이기더라고 못 올라가는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장타를 막기 위해서 코너를 보고 던졌는데 좋은 코스의 공이 가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한 구 한 구를 전력으로 던졌다. 이 한 구에 대표팀 성적이 걸려 있기 때문에 전력 투구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조병현은 "호주전 같은 집중력을 정규시즌에서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그때의 긴장감은 다시는 없을 것 같다. 돌아보면 힘든 경험이었다. 그 순간 올라가기 싫을 정도로 부담이었다"고 밝혔다.

호주전 등판을 마친 뒤 동료들과 나눈 이야기에 대해 묻자 그는 "다들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줬다. 힘든 상황이었는데 잘 막아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SSG에서도 단장님을 비롯해 선배, 동료, 후배가지 많은 연락을 받았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상대한 경험도 돌아봤다. 그는 "긴장감은 솔직히 없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즐기자는 생각으로 던졌다. 제가 가진 퍼포먼스가 어디까지 통할지도 궁금했다"며 "제 공을 믿고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목표도 분명해졌다. 조병현은 "더 큰 무대(MLB)를 향한 계기가 됐다. 더 잘해서 꿈의 무대인 MLB까지 가는 게 제 목표다. (포스팅까지) 많이 남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로 가고 싶다"며 "훈련만 봐도 MLB 선수들의 기량이 확실히 뛰어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선수들을 직접 상대해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서 더 가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류현진(한화 이글스) 선배님이 그 선수들을 상대로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셨다. 그래서 많이 물어봤다"며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형한테도 많이 질문했다"고 했다.

큰 무대에서의 경험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그는 "한국시리즈에 가도 긴장을 많이 할 것 같다. 하지만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제 조병현의 시선은 정규시즌으로 향한다. 그는 "몸 상태는 너무 좋다. 준비를 빨리 하긴 했지만 아직 정상 궤도에는 올라오지 않았다. 조금 더 올라오면 더 좋은 성적 나올 것"이라며 "올해는 우승했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체중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조병현은 "올 한 해 동인 식단을 유지하려고 한다. 건강식도 많이 찾아먹으면서 한 시즌 유지해보려고 한다"며 "원래 야식을 즐기는 편이라 시즌 후반이 되면 살이 많이 쪘다. 지금 살을 많이 뺀 상태다. 최대로 나갔을 때보다 7, 8kg 정도가 빠졌다. 이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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