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가격 경쟁 때문에 ''음식을 0원으로 뿌린다는'' 이 '배달어플' 근황

끝없는 출혈경쟁, 중국 배달앱은 왜 '공짜'를 택했나

중국 배달앱 시장은 거대 자본플레이어들의 각축장이다. 이미 수년째 ‘매장가보다 평균 30% 저렴’한 가격, 무료 배송, 한정 파격쿠폰 등 온갖 마케팅 전략이 난무했지만 최근엔 그마저도 충분치 않게 됐다. 경쟁업체를 이기려면, 아니 ‘살아남으려면’ 아예 주문 하나라도 더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음식값을 제로로 낮추다는 급진적 시도가 대도시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하루 몇 백만 건도 아닌, 하루 주문이 2억 건을 돌파하는 규모이니, 전례 없는 혼돈이 번질 수밖에 없다.

치킨게임의 절정, '수조원 적자' 감수하는 무자비한 판

이 극도의 출혈경쟁은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무료 음식’ 배포 전쟁이 1년만 지속되면 각각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플랫폼이 손을 들기 전까지는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상대가 완전히 무너질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는 무자비한 공식. 오프라인 식당가와는 비교도 안 될 속도로, 자본과 시간, 인력의 소모전이 이어진다. 배달업계의 각 플레이어는 이 반복된 치킨게임 속에서 언제 붕괴가 시작될지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배달원들의 고통, 무료 음식의 그늘

거대한 시장의 이면에서는 배달기사들의 피로와 불만이 쌓이고 있다. 무료로 음식이 풀리니 평소보다 몇 배 많은 주문이 몰리고, 배송 시간은 한없이 길어진다. 아예 ‘기다리다 지쳐’ 배달원들이 점주 대신 요리를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생겨난다. 플랫폼이 내건 파격 혜택을 실현하는 주역이지만, 정작 수수료와 실수입은 이전보다 더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고된 노동의 댓가가 오히려 빼앗겨가는 부작용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음식점은 살려달라, 자영업자에 닥친 초토화

이 모든 경쟁은 결국 음식점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돌아간다. 워낙 주문이 폭증하다 보니 단기 매출은 급증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 끼당 남는 수익은 사라진 지 오래다. 플랫폼 할인과 무료 배포 전략에 의존하는 순간, 점주는 가격 결정권을 잃고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까지 덧씌워진다. 결국 진짜 브랜드 파워와 생존력 없는 가게들은 경쟁 중 압사해버리는 치명적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잠깐 즐겁고, 시장은 점점 망가진다

무료 음식, 무료 배송.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반길 일이 없다. 앱마다 경쟁적으로 뿌리는 행사에 맞춰 이동하며, 한번에 두세끼를 미리 주문하는 ‘배달 쇼핑’도 흔하다. 하지만 이 바람의 끝은 시장 생태계 전체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실제 가격에 대한 감각이 사라지고, 장기적으로 플랫폼 상생이나 음식 다양성은 설 자리를 잃는다. 오늘은 소비자가 이득을 보는 듯하지만, 내일은 선택권이 사라지고 가격은 다시 치솟는 악순환이 닥칠 수 있다.

좀비 플랫폼의 미래, 누가 마지막에 살아남을까

이 극도의 경쟁은 ‘좀비기업’ 현상을 낳는다.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끝까지 시장에 버티는 플랫폼과,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음식점, 최저가만 노리는 소비자. 그런데 이 중 과연 누가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시장을 독점한 승자 한 곳만이 살아남아 다시 가격을 자기 마음대로 올리는, 그런 미래가 도래할지 모른다. 수년 간의 무리한 할인·무료 정책의 끝은 결국 소비자의 이익 감소, 소상공인 도태, 플랫폼 외의 경쟁 부재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배달앱의 ‘0원 음식’ 대전은 현란한 이벤트의 이면에 복합적 위기가 숨어 있다. 기술과 자본이 바꾼 배달 시장, 그 혜택의 이면은 어쩌면 한 세대 뒤에 더 큰 폐해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이 기록적인 가격 경쟁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진짜 ‘합리적 소비’란 무엇이고, 건강한 시장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시 고민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