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1개월 만에 누적 판매 4만 5천 대를 돌파하며 국산 SUV 판매량 10위권에 올라선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지만 이 ‘성공신화’ 뒤에는 차주들의 쓴웃음이 숨어있다. 바로 1년 만에 천만 원 가까이 폭락한 중고차 시세 때문이다.

출고 3개월 만에 1,200만 원 증발
지난 8월 13일 기준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에 등록된 그랑 콜레오스 매물을 살펴보면 그 참담한 현실이 드러난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올해 3월 출고된 하이브리드 에스프리 알핀이다. 주행거리 205km에 불과한 사실상 새 차나 다름없는 이 매물이 3,35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차 가격 4,567만 원(풀옵션 기준) 대비 무려 1,217만 원이 떨어진 것이다.
또 다른 매물인 2024년 9월 출고 하이브리드 아이코닉은 주행거리 8,815km임에도 3,180만 원에 판매 중이다. 신차 가격 4,152만 원 대비 972만 원이 증발했다.

“브랜드 파워의 한계” 전문가들이 지목한 3가지 원인
이처럼 그랑 콜레오스가 가격 폭락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원인을 지목한다.
1. 현대·기아 대비 압도적으로 부족한 브랜드 파워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는 각각 25년, 23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탄탄한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했다. 반면 그랑 콜레오스는 이제 겨우 11개월 차 신참에 불과하다.
2. 제한적인 서비스 네트워크
현대차그룹 대비 상대적으로 작은 르노코리아의 서비스망은 중고차 구매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3. ‘택갈이’ 효과의 부재
싼타페와 쏘렌토는 누적 판매량 10만 대를 넘어서며 활발한 중고차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랑 콜레오스는 매물 자체가 부족해 시세 안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쟁 모델과 완전히 다른 행보
같은 시기 출고된 현대 싼타페 하이브리드나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오히려 출고 지연으로 인해 신차 가격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그랑 콜레오스와 완전히 반대되는 현상이다.
특히 현재 그랑 콜레오스는 판매 촉진을 위해 최대 340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신차와 중고차 가격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차주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그랑 콜레오스 차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품성은 정말 좋은데 중고차 값이 이렇게 떨어질 줄 몰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차주는 “싼타페나 쏘렌토 살 걸 그랬다. 월 할부금은 비슷한데 잔가는 하늘과 땅 차이”라며 후회를 표했다.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중고차 가격보장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이미 구매한 차주들에게는 소용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에도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수입차 브랜드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