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상은 예견됐던 일… 한국문학, 세계문학의 일환 됐다”
소설가 한강(53)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문학계는 “오랫동안 노벨상을 향해 다가간, 준비된 작가가 받았다”며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일환으로 확실히 자리잡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작가회의 전 이사장인 윤정모 소설가는 “벅차서 말을 못하겠다”며 “한강은 준비된 작가였다. 느닷 없는 수상이 아니어서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은 오랫동안 노벨상을 향해 쭉 걸어갔던 것 같다”며 “(수상이)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윤 전 이사장은 “한강은 문학적으로 대단한 성과를 가졌으면서 동시에 좋은 사람, 올바른 사람”이라며 “가식이 없고 인간관계에서 알력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한강의 작품 세계에 대해 “국가나 정치의 모순이라는 바탕 아래 인간을 아주 광범위하게 살폈다”며 “사건에서 인간과 민족 전체의 상황을 광범위하게 짚은 점이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인 김화영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는 “말하자면 ‘예술 분야의 BTS’ 아닌가”라며 “한국이 가진 저력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쏠린 가운데 굉장한 일이고 큰 경사”라고 말했다.
정여울 작가 겸 문학평론가는 “멀리서 보면 연약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강인해 보이는 사람들이 한강 소설의 눈부신 주인공들”이라며 “한강 작가도 다른 활동 대신 작품에 몰두하는 문학적인 삶을 살아왔다. 노벨문학상은 아시아 여성 작가가 받기 어려운데, 비교적 젊은 작가에게 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허희 문학평론가도 “내면을 탐구하는 섬세함, 인간의 감정에 대한 탐색이 한강 작가를 규정해 오던 방식”이라며 “나아가 ‘소년이 온다’를 통해 5·18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작별하지 않는다’로 제주 4·3이란 국가 폭력을 다뤘다. ‘채식주의자’를 시작으로 폭력에 대한 저항이란 점에서 일관성을 가졌는데, 우리 역사를 응시하는 방향으로 작가의 문제의식이나 사상의 깊이가 좀 더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평했다. 허 평론가는 “노벨문학상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에게 주는 상이어서 역사적 깊이의 무게를 많이 따지는데, 그의 이런 문제의식을 노벨위원회가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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