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일부분인데… 수원 ‘화서문 억새밭’ 외래종 점령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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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이 유명하다고 해서 왔다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모습에 실망감만 안고 돌아갑니다."
용인에서 이곳을 방문했다는 김진철씨(가명·50대)는 "화서문에 억새밭이 유명하다고 해 이곳을 방문하게 됐다"며 "사진 찍으러 왔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은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푸념했다.
외래종의 확산이나 훼손과 관계없이 억새밭 관리는 1년에 한 번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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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年 두세 번 방제해야 효과”... 市 “내년에 집중 관리 검토 중”
“억새밭이 유명하다고 해서 왔다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모습에 실망감만 안고 돌아갑니다.”
26일 오전 10시께 억새밭으로 유명한 수원특례시 팔달구 장안동 화서문. 억새밭 일대가 군데군데 파여 있고 훼손돼 있었다. 외래종인 환삼덩굴의 확산으로 억새들이 잠식당한 것. 인근에 있는 공원 둘레길을 따라 언덕길을 올라가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길 주변에 펼쳐져 있는 억새들이 윗부분에만 간신히 남아 있어, 억새밭이라고 보기 무색할 정도였다.
용인에서 이곳을 방문했다는 김진철씨(가명·50대)는 “화서문에 억새밭이 유명하다고 해 이곳을 방문하게 됐다”며 “사진 찍으러 왔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은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시민 이정숙씨(65·여)도 “화서문을 십여년 전부터 오고 있는데 과거와 달리 최근 2~3년 전부터 억새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당연히 지자체에서 억새밭이 보존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고개를 저었다.
화서공원 일대에 심어진 억새밭이 외래종 확산으로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수원시 등에 따르면 억새밭은 지난 2004년 서문 아파트를 철거하며 진행된 화서공원 복원 조성 공사를 통해 심어졌다. 당시 시는 문화재청에 자문을 받아 역사적으로 성곽 주변에 억새를 심으면 적들이 불 질렀을 때 화소 역할을 해준다는 의미를 담아 화서문 일대에 억새밭을 조성했다.
하지만 시의 무관심 탓에 조성된 지 20년이 넘은 억새밭이 외래종 출현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외래종의 확산이나 훼손과 관계없이 억새밭 관리는 1년에 한 번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억새밭 조성 당시 담았던 역사적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크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환삼덩굴과 같은 생태계교란종은 제거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정한 제거 시기에 2~3번에 나눠 방제를 반복해줘야 효과가 있다”며 “환경 관련 부서와 협력해 예산 지원을 받고 외래종이 번성하지 않도록 조기에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억새밭 면적이 넓어서 유지·관리 예산이 부족해 일일히 제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외래종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 내년에 집중 관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소민 기자 so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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