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훈련된 개 다루듯"…트럼프로 넘어간 흑인 표심, 이유는

윤세미 기자 2024. 10. 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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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약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 올해엔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겠다는 이들이 4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은 경합주의 미세한 득표율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흑인 유권자들의 변심이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한편 세 번째 대선에 출마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들을 상대로 꾸준히 지지율을 높이며 민주당 우위를 갉아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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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AFPBBNews=뉴스1

미국 대선이 약 4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 올해엔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겠다는 이들이 4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은 경합주의 미세한 득표율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흑인 유권자들의 변심이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은 78%를 기록했다. 4년 전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얻은 90% 지지율에 비해 12%포인트(P)나 낮아진 수치다.

NYT는 주요 격전지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위태롭게 할 만큼 큰 하락폭이라고 지적했다. 4년 전 바이든은 압도적인 흑인 지지를 얻고도 위스콘신, 조지아, 애리조나 등 일부 경합주에서 1~2만표 차이로 근소하게 승리하며 백악관에 입성한 바 있다.

한편 세 번째 대선에 출마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들을 상대로 꾸준히 지지율을 높이며 민주당 우위를 갉아먹고 있다. 2016년엔 대선에선 흑인 지지율 7%를 차지했고 2020년엔 9%를 얻었는데, 이번 조사에선 15%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BBNews=뉴스1

해리스는 특히 흑인 남성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남성들 사이에서 해리스를 찍겠단 응답은 70%에 그쳤다. 2020년에 비해 15%P나 떨어진 수치다. 이를 두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0일 펜실베이니아에서 가진 해리스 지원 유세에서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러분은 자신을 비하한 전력이 있는 사람을 지지하는 것이 힘의 표시라고 생각하냐"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민주당이 흑인 유권자들을 잡은 물고기처럼 여기며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단 불만도 흑인 표심 이탈을 부른 배경으로 꼽힌다. 텍사스에 사는 흑인 유권자 라페이지 드레이크(63)는 NYT를 통해 "그들(민주당)은 우리에게 마치 잘 훈련된 개를 다루듯이 식탁 위에 남은 음식을 쓸어주면서 '자, 먹어라'라고 한다"면서 "그(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건 아니건 그는 미국을 위하고, 나는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처럼 대선 레이스가 박빙인 상황에서 흑인 표심이 트럼프에게 넘어갔다는 건 해리스에게 뼈아플 수 있다. 특히 경합주에서 점점 밀리고 있는 해리스가 흑인 표를 다시 끌어오지 못한다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2일 트럼프는 올해 경합주 7곳 가운데 위스콘신을 제외한 나머지 6개 주에서 모두 해리스를 앞서고 있다. 해리스가 상대적으로 강세로 평가받던 러스트벨트 중 2곳(펜실베이니아, 미시간)에서도 트럼프는 역전에 성공했다. 모두 오차범위 내 우위지만 트럼프의 뒷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단위 지지율에선 여전히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서지만 격차는 1.8%P까지 좁혀졌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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