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시론] 여섯 종류 사신(邪臣)을 다 갖춘 윤석열 정권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2024. 10. 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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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향(劉向)은 한나라 때 정치가이자 대학자로 누구보다 공자의 학설을 현실 정치에 정확히 적용한 유학자다.

그는 《논어》를 자기 방식으로 재구성해 《논어》와 똑같은 20장에 걸쳐 《논어》를 사례로 보완한 《설원(說苑)》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그는 《논어》를 군신(君臣)론으로 보았기에 제1장은 군도(君道), 제2장은 신술(臣術)이라고 했다.

그리고 신하에는 육정육사(六正六邪)가 있다고 하여 임금은 눈 밝음으로 육정을 쓰고 육사를 내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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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유향(劉向)은 한나라 때 정치가이자 대학자로 누구보다 공자의 학설을 현실 정치에 정확히 적용한 유학자다. 그는 《논어》를 자기 방식으로 재구성해 《논어》와 똑같은 20장에 걸쳐 《논어》를 사례로 보완한 《설원(說苑)》이라는 저서를 남겼다. 그는 《논어》를 군신(君臣)론으로 보았기에 제1장은 군도(君道), 제2장은 신술(臣術)이라고 했다. 그리고 신하에는 육정육사(六正六邪)가 있다고 하여 임금은 눈 밝음으로 육정을 쓰고 육사를 내치라고 했다.

육정에는 나쁜 일을 미리 알아차리고 이를 막아 임금을 영광된 자리에 서게 하는 성신(聖臣), 공로는 임금에게 돌리고 자신의 공로는 내세우지 않는 양신(良臣), 임금을 바로 이끌어 종묘 사직을 편안케 해주는 충신(忠臣), 화를 복이 되게 만들어 임금의 근심을 없애는 지신(智臣), 청렴결백한 정신(貞臣), 그리고 군주를 위해서라면 죽음을 두려워 않고 임금의 허물을 지적하는 직신(直臣)이 있다. 지난 2년이 넘도록 윤석열 정권에서 이런 유형의 인물을 본 적이 있는가? 오히려 반대로 육사만 그득한 건 아닐까. 

ⓒ연합뉴스

이제 사신(邪臣)의 여섯 가지 유형을 짚어보자.

첫째, 관직에 안주하며 봉록을 탐하고 사사로운 자기 집안일은 열심히 한다. 공사(公事)에는 힘쓰지 않고 자기 지혜나 능력을 공익에는 쓰지 않으려 한다. 임금에게 바칠 논책(論策)은 궁색(窮塞) 기갈(飢渴)하며 세태에 따라 부침하며 놀아난다. 임금의 좌우를 관망할 뿐 독자적인 견해는 조금도 없는 부류가 자리만 채우는 신하[具臣]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구신(具臣)이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둘째, 군주가 어떤 말을 하든 모두 좋다고 하고 군주가 어떤 일을 하든 모두 옳다고 한다. 은밀히 군주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바쳐 군주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억지로 군주의 생각에 영합해 차지한 관직을 보존하며 군주와 함께 즐기면서 그로 인한 폐해는 돌아보지 않는 부류가 아첨하는 신하[諛臣=諂臣]다. 원희룡 전 장관은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셋째, 마음속은 간사하고 사악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겉으로는 근신한다. 교묘한 말과 온화한 낯빛으로 남에게 환심을 사지만 속으로는 뛰어난 사람을 질투한다. 누군가를 추천할 때 과장되게 칭찬하고 단점은 가리며 누군가를 비방할 때 과장되게 폄하하고 장점은 가려 군주가 포상과 징벌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는 부류가 간사한 신하[姦臣]다. 이철규 의원이 해당하지 않을까.

넷째, 지혜는 족히 그 잘못도 변호하여 옳은 듯이 느끼게 만들고 언변도 풍부해 남을 혹하게 한다. 뒤집으면 쉬운 말인데도 이를 위대한 문장처럼 떠벌린다. 안으로는 골육지친 관계를 이간시키고 밖으로는 조정에 질투와 혼란의 풍조를 만드는 부류가 중상하는 신하[讒臣]다. 일일이 열거할 필요를 못 느낀다.

다섯째, 대권을 쥐고 전횡하며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 국가의 대사를 빌미로 나라는 가벼이 여기고 사사로이 패거리를 짓는다. 자기 집만 부유하게 하고 임의로 성지(聖旨-임금의 명령)를 위조해 스스로 존귀해지게 하는 부류가 전횡하는 신하[賊臣]다.

여섯째, 화려하고 교묘한 말로 군주를 속여 군주가 불의(不義)에 빠지게 한다. 사사로이 당파를 결성해 군주의 눈을 가리고 군주로 하여금 흑백을 구분하지 못하게 만든다. 시비가 불분명해져 군주의 악명이 전국에 전해지고 이웃 나라에까지 퍼지도록 해 나라를 멸망시키는 부류가 망국지신[亡國之臣]이다.

공자는 《주역》에서 지기(知幾)를 말했다. 기미나 조짐을 안다는 말이다. 육정육사론이면 우리는 얼마든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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