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성 기자의 피팅 어렵지 않아요] "키에 안맞는 아이언, 1㎝ 차이에 섕크 생기죠"
팔 길이·손 크기 측정한 뒤
딱 맞는 클럽으로 시작해야
훅 구질 고민땐 클럽 길이 점검
미스샷 중 20%는 그립이 차지
두꺼우면 푸시·슬라이스 원인

골프 피팅이라고 하면 흔히들 '프로 골퍼나 하는 것' '비싼 것' 혹은 '어느 정도 실력이 쌓여야 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피팅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옷을 살 때 소매 길이를 맞추거나 바지 기장을 줄이는 것만큼이나 기본적인 절차입니다. 매일경제신문이 독자들을 위해 '골프 피팅 어렵지 않아요' 시리즈를 통해 '피팅의 문턱'을 낮추는 이야기를 풀어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옷을 산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소매가 손등을 덮거나 바지가 땅에 끌리고 허리가 큰 옷을 입어본 뒤 "내 몸이 문제니까 운동해서 키워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수선 서비스를 받거나 몸에 맞게 길이를 조절해서 입죠. 이것이 바로 '피팅'의 본질입니다. 꼭 수백만 원에 달하는 값비싼 '수제 양복'을 맞추는 것만이 피팅이 아닙니다.
골퍼들이 구매하는 골프 클럽도 똑같습니다. 기성 제품은 보통 '평균 체형'에 맞춰 제작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키, 팔 길이, 손 크기가 모두 다르죠. 내 몸에 맞지 않는 클럽으로 스윙을 하다보면 몸은 본능적으로 그 채에 스윙을 맞추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쁜 습관이 몸에 배게 되고 "연습을 해도 해도 안 된다"는 좌절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입으면 자신감이 생기듯 올바른 클럽은 자신감과 연결됩니다.
이제 어떤 클럽이 나에게 잘 맞는지 하나하나 알아보겠습니다. 피팅의 시작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아이언입니다. 특히 7번 아이언을 기준으로 자신의 신체 조건에 맞는 길이를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클럽 길이 1㎝ 차이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죠? 그런데 필드에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일단 차렷 자세에서 어깨너비로 발을 벌린 뒤 손목부터 바닥까지 길이를 재는 것이 기본 측정법입니다. 이렇게 측정을 한 뒤 핑골프 컬러코드라는 피팅 노하우가 집약된 표에 적용하면 자신에게 맞는 길이가 나옵니다.
만약 클럽이 내 몸보다 길면 어드레스 시 헤드 앞부분(토)이 들립니다. 이 상태로 임팩트가 이뤄지면 헤드가 왼쪽으로 감기며 '훅'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클럽이 내 몸보다 짧으면 헤드 뒷부분(힐)이 들리면서 스윙이 가팔라지고, 헤드가 열려 맞으며 '슬라이스'나 '섕크'의 원인이 됩니다.
우원희 핑골프 테크팀 팀장은 "일단 자기 팔 길이와 키, 라이각을 맞춘 클럽을 사용하면 골퍼는 오로지 '스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된다. 장비 탓을 하지 않게 되니 멘탈 관리와 자신감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많은 골퍼가 간과하는 '그립 두께'도 엄청난 차이를 만드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길이와 라이각에 이어 손 길이를 측정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손목부터 가운뎃손가락까지 길이가 자신의 '골프 손 크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그립이 너무 두꺼우면 손목의 회전이 둔해집니다. 결과적으로 헤드가 늦게 닫혀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는 '푸시'나 '슬라이스'가 발생합니다. 반대로 그립이 너무 얇으면 손목을 과도하게 쓰게 됩니다. 임팩트 순간 헤드가 너무 빨리 닫혀 공이 왼쪽으로 감기는 '풀'이나 '훅'이 나오기 쉽습니다.
세계적인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엄청 두꺼운 그립을 사용하죠? 바로 두꺼운 그립을 쓰면 훅이 나는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립을 통해 빠른 스윙으로 인한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한 것입니다.
피팅이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면서 엄청 중요하다는 것을 아시겠죠. 피팅은 비싼 샤프트로 교체하라는 상술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장비 교체 지출을 막아주는 경제적인 선택입니다. 골프는 결국 18홀 동안 실수를 줄여나가는 '확률 게임'입니다. 10%의 미스샷만 줄여도 경기력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딱 맞는 클럽을 구매해 골프를 시작할 수 있게 대중화됐습니다.
과거에는 맞춤 클럽을 주문하면 해외 공장을 거치느라 3주 이상 걸렸지만, 이제는 핑골프의 카스텐 코리아처럼 주문 후 2~3일이면 클럽을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초보자라면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는 '스태틱 피팅'부터, 중·상급자라면 스윙 궤적을 분석하는 '다이내믹 피팅'까지 본인의 기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단계를 밟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연습해도 슬라이스가 잘 고쳐지지 않는다면 지금 입고 있는 '골프 클럽'이라는 옷이 너무 크거나 작은 건 아닌지 가까운 피팅 센터를 찾아 '수선'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더 이상 안 맞는 클럽으로 고통받지 마세요.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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