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흔든 '1조 착시', 펀더멘털 멀쩡한데...자회사 공시 착오 해프닝

LS일렉트릭이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IEEE PES T&D 2026'에 마련한 부스 모습 / 사진=LS

LS의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AI 전력 인프라 수혜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상승하던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번 하락은 지난 27일 LS가 제출한 정정 공시에서 비롯됐다. 당시 공시에는 자회사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 수치가 잘못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가 된 수주잔고는 LS일렉트릭이 아닌 자회사 LS티라유텍의 수치였고 그룹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이번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시 오해에 반도체 쏠림까지 ‘복합 영향’

29일 장 중 LS의 주가는 전일 대비 7%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시간 LS일렉트릭의 주가 역시 2% 이상 하락했다.

코스피가 8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반면 LS는 27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시장 분위기와 역행하고 있다. 최근들어 하락했지만 3개월 전 주가와 비교하면 7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례적인 주가 하락 반전에 자본시장 전문가들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LS의 주가 하락은 1분기 보고서 수치를 오기한 것에서 비롯됐다. 지주회사인 LS는 정기 보고서에 주요 자회사의 매출과 수주 잔고를 함께 적는다. 최초 보고서에선 LS일렉트릭의 수주 잔고가 18조2681억원으로 기재됐지만 이후 정정 보고서에는 16조7390억원으로 수정됐다. 기존 신고한 내용과 1조원 이상 차이가 발생하자 주주들은 LS일렉트릭의 본업 모멘텀 둔화 신호로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실제로 잘못 기재된 것은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가 아니라 종속회사인 LS티라유텍의 수주 실적이었다. 실제 154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이 공시 과정에서 1조5445억원으로 잘못 기재된 것이다. LS티라유텍은 LS일렉트릭의 자회사이자 LS의 손자회사다. 스마트팩토리 소프트웨어·자동화 솔루션 회사로 지난해 매출 589억원,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제조설비 효율화 수요에 힘입어 최근 수주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연간 30조원을 웃도는 LS그룹 전체 수주 규모를 감안하면 그룹 내 영향력이 큰 자회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번 공시 실수는 LS일렉트릭에서 수주 실적 자료를 넘겨받아 LS 장부에 기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LS일렉트릭 본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치가 ‘억원’ 단위로 작성된 반면 문제가 된 LS티라유텍의 수주 실적만 ‘백만원’ 단위로 표기돼 있었다. LS가 이를 동일하게 ‘억원’ 기준으로 인식해 기재하면서 수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실수에서 비롯된 사안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마치 LS일렉트릭의 수주가 취소되거나 본업 모멘텀이 훼손된 것처럼 받아들이면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그 반대급부로 LS의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글로벌 피어(경쟁사) 대비 국내 전력 인프라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주가 조정이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대한전선,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LS와 관련된 업종의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하락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전력 인프라 업체들은 빠른 납기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사 대비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왔다"며 "다만 이 같은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에서 최근 반도체주로 수급이 쏠리면서 일시적인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해저케이블·데이터센터 수주 기대 지속

결과적으로 이번 주가 하락은 공시 내용을 둘러싼 시장의 오해와 전력·전선 관련 종목에 대한 리밸런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별개로 LS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LS전선은 지중케이블과 해저케이블, 부스덕트 등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수주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과거에는 저마진 제품 비중이 높아 매출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년 전부터 고마진 해저케이블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해당 수주분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로 전환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 폭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해저케이블은 기술 난도가 높고 글로벌 공급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인 분야로 국내 서해안 프로젝트와 유럽향 수주 확대 기대감도 이어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빅테크와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전망된다.

특히 데이터센터향 수주 기대감이 높다. 데이터센터향 배전 시스템은 높은 신뢰성과 기술력이 요구돼 글로벌 소수 업체만 공급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LS일렉트릭은 2~3년간 여러 고객사의 테스트와 인증 과정을 거치며 소규모 레퍼런스를 축적해왔다. 그만큼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이 기존 교류 중심에서 직류 기반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LS일렉트릭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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