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② 전남 함평군수: "경제 회복은 기본…현장 뛰는 新군정 리더십 기대"

김성빈 기자 2026. 4. 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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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 경선서 현직 탈락 ‘이변’
민주 이남오·혁신 이윤행
무소속 이행섭…3자 대결

지역 소멸위기·내수 침체
의료 인프라 부족 등 어려움
"구호 대신 체감되는 변화"
6·3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격전지인 함평군의 민심이 누구를 선택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진은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남오 후보, 조국혁신당 이행윤 후보, 무소속 이행섭 후보가 현장에서 군민들과 소통하고 있는 모습. /김성빈 기자

"일관성이 있어야지, 선거철 '반짝' 얼굴만 비추는 사람은 안돼요."

"아플 때 타 지역으로 가야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전남 기초단체장 선거 격전지로 분류되는 함평군의 민심은 경제 회복은 물론 사람 됨됨이와 복지까지 두루 챙길 적임자를 찾고 있었다.

함평군수 선거판은 민주당 경선부터 이변이 발생하면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재선 현직인 이상익 군수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3선 도전에 나섰다가 탈락하면서다. 이는 광주·전남 지역 현직 기초단체장 가운데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첫 사례다.

광주·전남 단체장 경선에서 '현역 불패'가 다수 입증된 가운데 지역 정치권은 이를 이례적인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군수는 경선 결과에 불복해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당에 재심까지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민주당 경선부터 반전이 일어난 배경에는 군민들의 누적된 민심 이반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함평군은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광주나 나주 등 인근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맞물리며 지역 소멸 위기 지역으로 분류된 지 오래다. 여기에 내수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군민들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군민들은 이번 선거를 단순한 지방 선거가 아닌, 함평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적임자를 뽑을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선거철마다 반복된 공약과 '반짝' 보이는 정치인들 대신, 진정성 있게 현장을 뛰는 새 군정 리더십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22일 오일장이 열린 함평천지전통시장에서 만난 50대 신지훈 씨는 "군수가 될 사람은 경제를 살리는 것은 기본이고 복지를 챙기며 평상시에 잘 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철에만 얼굴 보이는 사람은 안된다. 타 지역 군수는 선출되고도 매일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함께 어울린다더라"며 "서민으로서 그런 모습이 보기 좋다. 소속 정당을 떠나 평소 인품과 됨됨이도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민 이정민(56·여)씨는 "아프면 타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현실이 몇 년째 반복되는데 달라지는 게 없다"며 "함평에 노인이 많은데 돌봄이나 의료 등 복지를 타 지역에 부족하지 않게 충분히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오모(62·여) 씨는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소상공인이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며 "기존의 오래된 정책은 말고 새로운 군수가 새로운 바람을 함평에 불러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변화를 원하는 군민들의 목소리에 후보들도 민생경제 회복과 복지 확충을 핵심 과제로 내걸고 표밭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텅 빈 상가와 줄어드는 인구, 부족한 의료 인프라가 함평 민심의 뇌관으로 떠오른 만큼 단순한 구호가 아닌 체감 가능한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함평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무소속 후보까지 가세하며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에서는 현직의 아성을 꺾은 이남오 후보가 군수직을 노리고 있다.

'통(通)하는 함평, 흥(興)하는 살림'을 기조로 태어나서 노후까지 삶의 전 주기를 보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소득 분야에서는 4인 가족 기준 최대 72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함평형 기본소득'과 30㎾ 기준 월 약 5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함평형 영농·태양광 연금'을 제시했다. 노후 대비 공약으로는 돌봄·의료·소득이 결합된 '함평형 노후 기본 안심 보장'을 내놓으며 어르신들의 존엄한 노후 생활 보장에 방점을 찍었다.

이남오 후보는 "'대한민국은 이재명, 함평은 이남오'라는 기치 아래 함평군 입장을 강하게 대변하며 특별시 차원의 행정·교육·산업 정책 지원을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며 "세수·인구·경제 효과가 함평으로 환원토록 제도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에서는 이윤행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민선 7기 함평군수를 약 11개월 역임한 그는 혁신당의 두 번째 지자체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윤행 후보는 흑색선전·비방 없이 정책과 비전으로만 경쟁하는 '클린선거'를 전면에 내세웠다.

1호 공약으로는 '광주-함평 20분 광역 생활권 조성'을 내걸었다. 광주-함평 간 전철 교통망 구축, 공동학군 도입, 빛그린 산단 인근 주거 도시 조성 등을 통해 두 지역을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농어민수당 연 140만 원 인상 등 농어민이 실질적으로 잘 사는 함평을 위한 종합 농정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이 후보는 "광주에서 일하고 함평에서 생활하는 쉼이 있는 삶을 실현하고, 정주·관광·산업 일자리가 결합된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으로는 이행섭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1979년생으로 2015년 서울 생활을 접고 함평에 터를 잡은 그는 광주 전투비행장 함평 이전 저지 범군민대책위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현안에 뛰어든 인물이다. 25년 진보당 당원으로 활동해 왔지만, 이번 선거는 기존 방식과의 결별을 선언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행섭 후보는 농업과 교육을 양대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농업 분야에서는 '함평공사'를 설립해 양파 등 기초 농산물 10개 품목에 대해 생산비와 적정 수익을 보장하는 군 직영 공사 수매 유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분야에서는 면 지역 아이들이 학부모 도움 없이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콜버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서관을 접근성 좋은 위치로 이전해 스포츠클럽 등과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의료 공백 문제도 짚었다.

이 후보는 "현재 함평군 내에 안과·이비인후과가 없어 군민들이 아프면 타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며 군 차원의 전문의 유치와 의료 투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3인 3색 후보들이 표밭 갈기에 총력전을 기울이는 가운데 함평군수 선거의 최대 변수는 민주당 경선 후유증 봉합 여부가 꼽힌다.

이 전 군수가 재심까지 신청했다 기각된 만큼, 이탈 표심을 이남오 후보가 얼마나 끌어안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전직 군수 출신인 이윤행 후보가 지역 행정 경험을 앞세워 조직력 있는 추격에 나서고 있어, 민주당 텃밭에서 혁신당이 두 번째 기초단체장 배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무소속 이행섭 후보가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민심을 얼마나 흡수하느냐도 양 후보의 최종 득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힌다.

함평/이경신 기자 lks@namdonews.com
/김성빈 기자 ksb@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