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이렇게 삶다가 세균 그대로 먹습니다" 주의하세요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비타민 B군이 풍부한 대표적인 식재료다. 특히 보쌈, 수육, 국거리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활용되며 한국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주재료 중 하나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조리 전후의 미생물 오염 가능성이 높은 식재료이기도 하다.

가열이 충분하지 않거나, 잘못된 삶는 방법을 사용할 경우 살모넬라균, 대장균, 리스테리아균 같은 병원성 박테리아가 살아남아 인체에 흡수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복통을 넘어 심한 경우 식중독, 간 기능 손상, 면역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겉은 잘 익었지만 속은 덜 익은’ 상태를 만들기 쉬운 수육 조리 과정에서의 실수는 건강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돼지고기 올바르게 삶는 방법은 단순히 맛을 위한 조리법이 아니라, 위생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는 과학적인 절차다.

1. 찬물부터 시작하면 박테리아 증식 시간만 늘어난다

많은 이들이 고기를 삶을 때 ‘잡내 제거’를 이유로 찬물에 고기를 넣고 천천히 가열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박테리아가 고기 표면과 단면을 따라 번식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주는 비위생적 조리 방식이다.

냉장 보관된 돼지고기를 찬물에 넣고 끓일 경우, 가열되기까지의 온도 구간(20~40℃)에서 박테리아가 빠르게 증식할 수 있으며, 일부 균은 내열성이 강해 살균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가장 좋은 방식은 물이 미지근하거나 끓기 직전일 때 고기를 투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표면 단백질이 빠르게 응고돼 박테리아의 내부 침투를 막고, 초반부터 고온 살균이 이뤄지는 구조가 된다.

2. 월계수잎, 통마늘은 향신료가 아니라 '세균 억제제'다

삶는 물에 넣는 향신 재료는 단순히 냄새를 없애는 용도가 아니다. 월계수잎, 통마늘, 생강, 통후추 등은 실제 항균 작용을 하는 천연 소독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월계수잎의 유효 성분인 유제놀(eugenol)은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재료를 고기 삶기 시작 전에 미리 물에 넣고 5분 이상 우려낸 후 고기를 투입하면, 향신료의 유효 성분이 삶는 과정 내내 고기 표면에 작용해 세균 번식을 억제하고 지방의 산패를 방지할 수 있다. 즉, 향신료는 단순한 부재료가 아니라 삶는 물의 살균력과 항산화력을 높이는 필수 요소로 봐야 하며, 가능한 한 조리 초기 단계부터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고기 중심 온도 ‘73도 이상’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엔 익어 보이더라도, 고기 속까지 충분히 열이 전달되지 않으면 박테리아는 그대로 살아남는다. 특히 두툼한 삼겹살이나 목살 덩어리는 중심 온도가 73도 이상에 도달해야 살모넬라와 리스테리아 등의 병원성 미생물이 완전 사멸한다.

이를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리용 중심 온도계를 사용하는 것이다. 없을 경우에는 젓가락으로 고기 중심을 찔렀을 때, 붉은 육즙이 아닌 투명한 국물이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온도계로 측정하는 것이 식품 안전 측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삶은 후 고기를 바로 꺼내는 것보다는 불을 끈 후 5~10분간 뜸을 들이는 과정에서 내부 열이 더 확산돼 중심부까지 안전하게 익혀지는 보완 효과도 얻을 수 있다.

4. 1차 삶은 물은 반드시 버려야 하는 이유

고기를 넣고 처음 끓여 나오는 물에는 단백질 찌꺼기와 혈액, 지방뿐 아니라 고기 표면에 있던 박테리아와 불순물이 그대로 녹아나온다. 이 물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다시 오염된 물에 고기를 담가 놓는 것과 같은 위험을 초래한다. 따라서 끓기 시작한 후 5분 내외로 1차로 끓인 물은 버리고, 고기를 깨끗이 헹군 후 새로운 물에 다시 삶는 ‘2차 삶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위생적으로 이상적이다.

이 과정에서 잔류 핏물과 산성 불순물, 세균성 오염원 대부분이 제거되며, 삶은 고기의 식감과 색상도 더 맑고 부드럽게 유지된다. 단점은 조리 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이지만, 식중독 예방과 건강 보호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