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장애인 복지’ 현장서 답 찾다

경기일보 2025. 12. 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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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성과보다 질문이다.

경기도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가 보낸 2025년은 이 질문을 품고 현장으로 들어간 시간이었다.

복지는 중앙에서 설계될 수 있으나 완성은 현장에서만 가능하다.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행사, 장애인복지 대토론회 같은 공식 무대 역시 보여주기 식 행사가 아닌 현장의 문제를 드러내는 공론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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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 道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장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성과보다 질문이다. 우리는 무엇을 바꿨고, 무엇을 아직 바꾸지 못했는가. 경기도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가 보낸 2025년은 이 질문을 품고 현장으로 들어간 시간이었다.

올해 연합회는 하반기부터 시·군을 직접 찾았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한 달에 한 지역씩, 때로는 두 지역을 오가며 장애인 당사자와 단체, 활동가들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반복해 들은 말은 거창한 요구가 아니었다. “우리 지역의 사정을 아는 정책이 필요하다”,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목소리였다. 같은 제도를 두고도 농촌과 도시, 대도시와 소도시의 현실은 달랐다. 이동권, 돌봄, 주거, 단체 운영의 지속가능성까지 지역별 과제는 분명하게 갈라졌다.

이 다름은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가장 현실적인 언어였다. 복지는 중앙에서 설계될 수 있으나 완성은 현장에서만 가능하다. 연합회는 이 과정에서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지역의 맥락을 정책의 언어로 번역하는 역할을 선택했다. 시·군 단체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예산 삭감 국면에서는 현장의 의견을 모아 도정과 의회에 전달했다. 일부 복지 예산이 다시 논의의 장으로 올라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집요한 과정이 있었다.

올해는 연합회 스스로의 역할을 재정의한 해이기도 하다. 행사를 주관하는 조직에서 정책을 제안하는 조직으로, 요청을 전달하는 기구에서 공론을 만드는 주체로 나아가고자 했다. 이를 위해 내부 운영 체계를 정비하고 책임과 권한의 구조를 점검했다.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행사, 장애인복지 대토론회 같은 공식 무대 역시 보여주기 식 행사가 아닌 현장의 문제를 드러내는 공론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성과는 숫자로 남지만 변화는 관계로 남는다. 시·군 단체와의 신뢰, 행정과의 긴장 속 협력, 당사자들의 발언권 확대는 서서히 쌓이는 변화였다. 속도는 더딜지라도 방향은 분명했다.

다가오는 해에 연합회가 마주할 과제 역시 명확하다. 당사자 중심, 지역 주도, 연대에 기반한 장애인 복지. 이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의 문제다. 연합회는 앞으로도 현장을 가장 먼저 찾고 가장 늦게 떠나는 조직으로 남을 것이다.

올해 우리는 쉽게 답을 내리지 않았다. 그 대신 현장에서 질문을 모았다. 그 질문들이 쌓여 하나의 확신이 됐다. 장애인 복지는 멀리서 완성될 수 없으며 삶이 있는 자리에서만 비로소 제도가 된다. 이 조용하지만 단단한 확신을 품고 또 한 해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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